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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重·현대제철 파업 전운…조선·철강 '제2의 대우조선' 우려 커진다 [뒷북비즈]

현대삼호중 작업거부에 금속노조 개입

현대제철도 '임금인상' 최후통첩 전해

가뜩이나 경기 시계제로인데…산업계 비상

현대제철 강성 노조원들이 당진제철소 통제센터에 위치한 사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경기 침체 위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조선·철강 등 국내 주력산업 현장에 파업 전운이 감돌면서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4위 조선소인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근로자들이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 거부에 들어갔고 현대제철(004020) 노조도 임금 인상을 두고 사측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21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 ‘파워공’ 100여 명은 전날부터 기본급 인상과 위험 작업 안전 조치 등을 요구하며 집단 작업 거부에 들어갔다.

파워공은 선박 도장 작업에 앞서 철판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 산별단체인 금속노조가 개입해 하청 근로자들을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 사태와 유사하다는 반응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들은 노조와 달리 정식 교섭 통로가 없다”며 “조선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처럼 싸움이 심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거부 사태가 51일 간 이어진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지회 파업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본급 인상안뿐 아니라 추가 비용 인상 요소들이 많아 양측 간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청노동자 측은 론지 2단(눈높이) 이상 작업은 국제 공인 자격증인 ‘이라타(IRATA-국제로프자격증)’ 소지자가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이라타 자격증 보유 인력의 일당은 자격증이 없는 인력보다 2배 가량 인건비가 높아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작업 거부가 길어지면서 현장의 전처리(파워) 공정률이 50% 가까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피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도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나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그룹 계열사 노조 투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해석이다. 노조는 올해 5월 이후 넉 달째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불법 점거하면서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는 19일 사측이 22일 열리는 교섭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최후통첩을 전한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사측과 입장 차이가 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삼호중공업 하청근로자들과 현대제철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연대 투쟁과 국정감사 현안까지 가져갈 방침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 하청노동자 투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역연대 투쟁과 나아가 국정감사 현안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개의 관계자는 “현대제철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배경엔 노조의 파업이 다른 금속노조 연쇄 파업으로 이어지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주력 산업으로 파업이 확산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주가 늘면서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채비를 마련한 조선업계는 강성인 금속노조를 만나 다시 산업 환경이 퇴보할 우려에 놓였다. 철강업계 또한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 추이에 따라 동조 파업이 나타날 수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압연공장 침수로 냉연-열연 등 제품 생산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파업이 시작되면 국내 철강 생산 급감에 이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 생산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 지난주 열연 유통가격은 톤당 110만원으로 8월 셋째주 대비 10% 올랐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국내외적 요인으로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에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조가 힘을 앞세워 파업을 벌인다는 건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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