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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신세계, 영화도 '신세계' 열까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

무비투자조합에 36억 투자

영화제작·배급 사업 본격화

미래먹거리로 미디어 힘실어





한류의 세계적 확산을 계기로 콘텐츠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사회 전반에서 주목 받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 신세계(004170)도 미디어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했다. 그간 코로나 장기화가 장애물로 작용하면서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엔데믹 전환과 함께 다시 호흡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는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가 설립 후 2년 여 만에 영화 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까지 내는 등 신세계의 사업 다각화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의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는 지난 15일 결성된 케이씨케이무비투자조합에 36억 원을 투자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제작될 영화는 아직 미정이지만 쇼박스 등 국내외 굵직한 영화 제작·배급사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영화와 관련한 투자를 위해 여러 펀드에 가입해 왔고, 이번 투자도 그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세계는 올해 5월 ‘신세계 유니버스’를 위해 5년간 총 2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헬스케어 및 콘텐츠 사업 등 신규 사업 발굴에 2조 원을 투자해 그룹의 역량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2020년 4월 마인드마크 설립 후 신세계는 같은 해 드라마 ‘시간’과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예능 프로그램 ‘싱포유’ 등을 제작한 ‘실크우드’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인간수업’ 등을 만든 ‘스튜디오 329’를 잇달아 인수했다. 자금 수혈도 계속하고 있다. 마인드마크 설립 당시 260억 원을 출자한 데 이어 지난해 3월과 올해 6월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100억 원, 20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3월에는 사업 목적에 영화 및 영상물 배급업, 수출입업, 판매업 등도 대거 추가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마인드마크는 처음으로 영화 사업과 관련한 매출 성과를 냈다. 이전에는 드라마 제작이나 광고 등 기타 사업 부문에서만 매출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마인드마크는 영화 사업 부문에서 27억 83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사업 초기인 탓에 아직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스튜디오 329만이 6900만 원의 흑자를 냈을 뿐 마인드마크와 실크우드 모두 수억에서 수십억 원대의 영업 손실을 봤다. 올해에는 상반기 기준 마인드마크가 12억 6900만 원, 실크우드가 1억1300만 원, 스튜디오 329가 2억93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으로 신세계는 드라마 제작이나 영화 배급 외에 영화 제작을 비롯해 지식재산권(IP)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4월 배급을 맡은 설경구·천우희·문소리 주연의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개봉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또 메인으로 출자에 나선 영화 ‘달짝지근해’가 캐스팅을 완료하고 올해 7월 촬영에 돌입했으며, 영화 ‘빅토리(가제)’에 대한 배급·투자 계약도 맺었다.

신세계가 이처럼 영화 등 콘텐츠 사업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해외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며, 이것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초 야구단 ‘SSG랜더스’ 인수와 돔구장 건립 추진 등으로 스포츠 사업에서, 신세계가 영화 제작·배급 등으로 미디어 사업에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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