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로공사를 감찰하라고 지시한 지 이틀 만이다.
23일 국토부와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국토부에 ‘일산상의 사유’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내년 4월 임기를 마치는 김 사장이 7개월 빨리 물러나는 셈이다.
김 사장은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부 건설안전과장, 건축정책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등을 지내고 2020년 4월 도로공사 역사상 첫 여성 사장으로 임명됐다.
최근 도로공사가 휴게소 음식 값 인하 요구를 거부하자 국토부가 감찰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토부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값 10% 인하 방안을 제시했지만 도로공사가 수익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서 재무 건전성이 중요한 지표인 만큼 수백억 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원 장관은 “도로공사가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개혁에 저항하는 것으로 판단해 강도 높은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사장이 물러난 것은 김 사장이 두 번째다. 지난달에는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임기를 1년 8개월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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