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면서 국고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국고채 금리의 급등은 은행 대출금리의 바로미터인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담보대출의 상단 금리가 7%를 뚫는 것은 물론 연말 8%도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3일 4.795%를 기록했다. 전일보다 0.116%포인트나 오르며 연일 연고점을 새로 찍고 있다. 2011년 3월 4일 4.74% 이후 11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더 문제는 가파른 상승 속도다. 불과 두 달 전 금리인 3.642%에 비해 1.153%포인트나 치솟았다. 은행들의 조달 금리에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이미 4%를 넘어섰다. 23일 종가는 4.199%로 전일(4.104%)보다 0.095%포인트 오르는 등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새로 찍고 있다. 올해 1월 말 2.189%와 비교하면 2%포인트가량 뛰었다.
채권시장의 급등세는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미국 정책 금리는 3.00~3.25%가 됐다.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정책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2.50%)보다 높아지면서 당초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던 한국은행 역시 0.5%포인트 인상으로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문제는 각종 채권 금리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의 준거 금리로 활용됨에 따라 시장금리의 급등세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2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혼합(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38~6.829%다. 신용대출 금리는 1등급 차주에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4.903∼6.470%가 적용되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주담대·신용대출 상단이 올해 말 모두 7%를 넘어 8%에 육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