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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투자금 잡고 덩치 키우자"…코스닥 문 두드리는 VC

HB인베, 내달 중 상장 예심 신청

캡스톤파트너스도 내년초 도전

업계 하락세지만 저점 매수 기회





지난해까지 투자에 몰두하던 국내 유력 벤처캐피털(VC)의 상장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LB인베스트먼트를 한국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낸 가운데 HB인베스트먼트·캡스톤파트너스 등도 조만간 기업공개(IPO)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공모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등 덩치를 키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간 상장한 VC가 지난해 비해 하락세지만, 신규 공모 투자자에게는 거품 없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로 보기도 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B인베스트먼트는 다음 달 중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요즘 예비 심사에만 4~5개월은 소요되는 흐름"이라며 "이르면 내년 중순에 IPO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B인베스트먼트는 HB테크놀러지(078150)·HB솔루션(297890)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HB그룹 소속 VC다. 총 5374억 원의 운용자금(AUM)을 굴리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보다 16.8% 늘어난 61억 원을 기록했다.

HB인베스트먼트는 밀리의서재·아이지에이웍스·슈어소프트테크 등 투자한 회사들이 잇달아 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최근엔 지난해 195억 원을 투자했던 반도체 전공정 업체 HPSP(403870)가 7월에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고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HPSP의 주가는 6만 3100원으로 HB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투자 단가보다 약 3.5배 높다.



초기 투자에 강점을 보이는 캡스톤파트너스도 내년 초 거래소에 IPO를 신청한다. 상장에 대비해 현재 삼일회계법인의 지정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 LG 계열 VC인 LB인베스트먼트도 지난 6월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해 거래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VC가 상장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펀드 운용 자금을 늘리기 위해서다. HB인베스트먼트는 IPO를 발판 삼아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고, 캡스톤파트너스도 세컨더리·프리IPO 등 펀드 라인업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LB인베스트먼트도 운용사 의무 출자금(GP커밋) 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주관하고 있는 LB인베스트먼트를 빼면 HB인베스트먼트·캡스톤파트너스 모두 NH투자증권(005940)을 상장 주관사로 선임한 것도 특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VC IPO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HB인베스트먼트의 황유선 대표는 NH투자증권과 함께 국내 VC 컴퍼니케이의 IPO를 성황리에 마친 경험이 있다. 황 대표는 당시 컴퍼니케이 부사장이었다. 컴퍼니케이는 지난 2019년 5월 수요예측에서 865.6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가 상단(4000원)보다 12.5% 높은 4500원에 결정했고, 일반 청약에서도 850.4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당시 국내 VC들의 주가가 부진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컴퍼니케이의 공모 흥행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동안 상장했던 VC들은 지난해 최정점을 찍고 내려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컴퍼니케이는 지난해 1만 550원까지 올랐지만 23일 기준 5500원에 장을 마쳤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한때 9450원에서 현재는 5520원에 거래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52주 최고가가 6150원에서 지난주 3135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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