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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이쿼녹스 EV' 멕시코서 생산…기아, 전기차로 라인 개조할 듯

■심층분석…멕시코로 몰리는 완성차

IRA 원산지 규정에 멕시코 포함

포드는 멕시코 전기차 생산량 3배 ↑

스텔란티스·BMW도 현지생산 검토

저렴한 인건비·풍부한 원자재 강점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하며 멕시코가 새로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IRA의 원산지 규정에 따라 멕시코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미국에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멕시코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거나 신규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2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IRA의 전신인 ‘더 나은 재건법(BBB)’이 지난해 미 하원을 통과할 당시만 해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원산지는 미국에 한정됐다. 하지만 IRA 논의 과정에서 원산지 범위는 멕시코와 캐나다를 포함하는 북미로 넓어졌다. 이미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던 미 완성차 업계의 로비와 캐나다 등 인접국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현지 전략형 세단 K2가 생산되고 있다. 美 IRA법 시행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아


IRA에 요구 사항을 반영한 미 완성차 업계는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9일 북미 시장에 새로운 주력 전기차 ‘이쿼녹스 EV’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판매 물량 전체를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 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쿼녹스 EV는 GM의 전기차 전용 ‘얼티엄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한 중형급 SUV로 내년부터 판매될 주력 전기차다. GM은 또 다른 차세대 전기차 ‘블레이저 EV’ 역시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

미국 포드는 IRA의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이미 2년 전부터 멕시코에서 전기 SUV ‘머스탱 마하-E’ 전기차를 양산하고 있어서다. 포드는 IRA의 윤곽이 드러날 무렵인 지난달 초 멕시코 공장의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기로 확정했다. 현재 연간 7만 대 수준인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내년 말 21만 대로 3배 확대될 예정이다.



내연기관차를 만들고 있는 멕시코 공장을 전기차 생산에 적합한 시설로 탈바꿈하려는 제조사도 있다. 지프와 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가 대표적이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7월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전기차 양산을 위해 현지 공장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BMW는 멕시코 생산법인 차원에서 본사에 전기차 물량을 배정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국내 제조사 중에서는 기아가 멕시코에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IRA에 대응하는 카드로 기아 멕시코 공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일부 라인을 전기차 생산에 적합하게 개조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도 올 12월부터 GV70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일부 라인을 개조한 바 있다. 2016년 준공된 기아 멕시코 공장은 K3(현지명 포르테)와 현지 전략형 소형차를 양산하고 있다. 다만 국내 생산 물량을 이관하려면 노조와 협의가 필요하다.

완성차 업계가 멕시코를 새로운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점찍은 이유는 단지 IRA 때문만이 아니다. 멕시코는 최대 시장인 미국과 인접해 수출이 유리하면서도 노동력이 풍부하고 인건비는 저렴하다. 멕시코의 시간 당 제조업 평균 인건비는 4.82달러(약 6850원)로 중국(6.5달러)보다 경쟁력이 있다.

멕시코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이 다량 매장된 국가이기도 하다. 아직 상업용 생산을 하지 않고 있지만 멕시코 정부는 리튬을 국유화해 국가 주도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차원의 의지도 강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도 있는 점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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