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21 시리즈 출고가를 10~20만 원가량 인하했습니다. 출시 1년 반이 지난 만큼 재고 처리에 나서는 한편, 애플 아이폰14 출시에 맞춰 ‘견제구’를 날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갤럭시S21 기본형 출고가를 기존 99만9900원(255GB 기준)에서 89만9800원으로 10만100원 인하했습니다. 갤럭시S21 플러스는 119만9000원에서 104만5000원으로 15만4000원, 갤럭시S21 울트라는 145만2000원에서 125만4000원으로 19만8000원 내렸습니다. 전 모델에 걸쳐 10~20만 원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이죠.
아쉽게도 통신사 공시지원금은 변동이 없습니다. 그래도 기존 지원금이 괜찮은 편입니다. 몇달 전부터 요금제에 따라 최대 50만 원을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8만 원 대 요금제를 사용할 때, KT는 10만 원 대 요금제에서 50만 원을 줍니다. 공시지원금 15%인 유통망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최대 지원금은 57만5000원이 됩니다. 갤럭시S21 기본형 실 구매가가 22만 원 남짓이 된 셈이죠.
갤럭시S21은 출시 당시 갤럭시S20에 비해 발전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1년 전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만큼 현 세대 중저가폰과는 비교 불허입니다. 굳이 최신폰을 사용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가격 인하는 ‘재고처리’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후속 모델인 갤럭시S22가 출시된지도 반년이 지났고, 현재 시장 주력 모델은 갤럭시Z 폴드4·플립4로 옮겨갔습니다. 또 반년 뒤면 갤럭시S23이 나오니 갤럭시S21은 퇴장을 준비할 때가 되었죠.
아이폰14 출시를 견제하는 성격도 있습니다. 고 환율에 아이폰14 국내 출고가가 크게 오른 와중 ‘플랜B’를 제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갤럭시S22와 갤럭시Z 폴드4·플립4는 최신 제품이기에 제조사 측에서 출고가를 내리기는 힘들고, 삼성전자가 통신사 지원금을 올리라 할 수는 없습니다. 차선책으로 아이폰14 출시 2주를 앞두고 갤럭시S21 출고가 인하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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