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윷놀이’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윷놀이’는 윷가락 4개를 던져, 윷가락이 엎어지고 젖혀진 상태에 따라 윷판의 말을 움직여 목적지에 먼저 도달시키는 편이 이기는 놀이다. 설날인 정초(正初)부터 정월대보름까지 가족 및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전승됐다.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사회 변화 속에서도 단절없이 이어져 오늘날에도 전통놀이로 유지되고 있다.
윷놀이에는 우리 민족의 우주관과 천문관이 담겨 있다. 엎어지고 젖혀지는 음(陰)과 양(陽) 논리, 천체의 28수 등이 윷놀이 형식에 담겨 있다. 세계적으로 윷놀이와 유사한 판놀이(보드게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놀이도구·놀이판·진행방식에서 매우 특징을 보인다.
역사문헌에서 ‘윷’이라는 용어를 찾기는 쉽지 않으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문헌에서는 윷을 ‘저포(樗蒲)’와 비슷하게 적기도 했다. 저포는 나무로 만든 주사위를 던져서 노는 백제시대의 놀이다. 이후 조선 초기에는 윷놀이에 해당하는 ‘사희(柶?)’라는 용어가 나타났다. 조선시대 중·후기에는 ‘척사(擲柶)’라는 용어가 윷놀이를 칭하며 일제강점기 이후까지 사용됐다. 와 현대에까지 널리 사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학자들이 윷놀이를 주목하기도 했다. 김문표(1568~1608)는 윷판의 상징과 말의 움직임을 연구해 ‘중경지(中京誌)’에 ‘사도설(柶圖說)’을 기술했다. 이규경(1788~1856)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 ‘사희변증설(柶?辨證說)’을 주장했고, 심익운(1734∼미상)은 ‘강천각소하록(江天閣銷夏錄)’의 ‘사희경(柶?經)’에서 윷놀이법을 자세히 기술했다.
문화재청 측은 “다양한 역사문헌을 통해 윷놀이의 학술성이 매우 크고, 분명하며, 그 연구 가치 및 활용도가 높다”면서 “윷놀이는 운(運)에 기대는 운놀이의 특성과 경우의 수(끗수)를 활용하는 가변성의 특성을 모두 가졌으며, 직관적 놀이 구성으로 배우기 쉬운 특성, 주변 상황에 맞게 열린 놀이의 특성 등을 지니고 있어 미래에도 활발하게 전승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윷놀이는 △오랜 역사를 갖고 한반도 내에서 전승되고 있다는 점 △관련 역사적 기록이 풍부하게 확인되는 점 △윷판의 형성과 윷가락 사위를 나타내는 ‘도·개·걸·윷·모’에 대한 상징성 등 학술 연구 주제로서 활용도가 높은 점 △가족 및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단절 없이 전승이 지속·유지되고 있는 점 등에 의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다만 윷놀이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종목’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약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지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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