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395400)가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960억 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50억 원 어치 인수 주문을 받으며 대규모 미매각을 냈습니다. SK리츠는 SK서린빌딩과 SK주유소 116곳 등을 기초 자산으로 담은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만기가 1년으로 짧고 금리도 최대 연 5.1%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기준금리가 올해 빠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약 11년 만에 연 4%를 넘어선 상황이지요.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는 26일 100bp(1bp=0.01%포인트)를 기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시장에서는 그간 '불패'로 여겨지던 상업용 부동산, 특히 오피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공실률이 낮아 좀처럼 몸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오피스에 대해서도 금리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은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40~60% 정도 담보대출을 이용합니다. 이 대출 금리가 올해 두 배 넘게 치솟으면서 투자수익률이 그만큼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다만 현재 대부분 상장리츠들의 대출 만기가 3년 이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으로 리츠의 배당률이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신규 대출을 이용해 자산을 편입하는 경우에도 임대료에 물가 상승분이 반영돼 어느정도 헤지가 가능합니다. SK리츠도 서울 종로에 위치한 종로타워 매입 자금 조달을 위해 이번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자금 확보 방안을 다양화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입니다.
SK리츠는 최근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가능하도록 정관도 개정했습니다. 이같은 메자닌 사채는 금리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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