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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개입은 임시방편 금리인상이 핵심”…드러켄밀러 “깊은 침체 가능”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28일(현지 시간)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며 사람들 예상보다 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영란은행(BOE)의 국채시장 개입에 따른 금리·환율 안정에 힘입어 크게 올랐습니다. 나스닥이 2.05%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97%, 1.88% 뛰었는데요. S&P는 연저점을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전 일찍 연 4%를 돌파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BOE의 시장개입 소식에 한때 3.71% 선까지 내려왔는데요. 애플이 아이폰14 수요 부족에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에 1.27% 떨어졌지만 시장은 간만의 호재를 기회로 랠리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닙니다. 더 많은 것들이 남아있는데요. 오늘은 BOE의 시장 개입과 국채금리, 환율,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를 알아보겠습니다.

“영국 10년 국채 4.56%→4.014%로 급전직하”…“근본적으로 달라진 것 없어. 금리 다시 오를 것”


우선 시장을 움직인 영국 상황부터 보죠. BOE의 개입이 미국 금리와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인데요.

현지 시간 이날 오전 BOE는 “금융정책위원회가 국채시장의 장애에 따른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주목했으며 일시적으로 제한된 매입을 하기로 했다”며 “구매는 장기 국채시장의 특정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엄격히 시간상 제한이 부과될 것이며 오늘부터 10월14일까지 이뤄진다”고 밝혔는데요.

하루 최대 50억 파운드씩 한다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에 시작하려고 했던 양적긴축(QT)도 10월 말로 미뤘죠.

BOE 발표 이후 영국시간 오전11시1분께부터 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폭락했습니다. 연 4.55% 수준이던 게 1시간도 안 돼 3.91%까지 떨어졌는데요. 이후 다시 소폭 올랐지만 하루에 0.5%포인트(p)가량 금리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BOE의 국채매입에 파운드화도 안정화(1.088달러대)했지요.

이는 미 국채금리에도 바로 영향을 줬습니다. 영국과 같은 시간인 오전6시1분, 4.01%였던 10년 물 미 국채금리가 급락하더니 한때 3.77% 정도로 내렸는데요. 이것이 증시의 숨통을 틔워줬죠.

한고비 넘겼습니다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BOE의 조치는 임시 방편인데요. 근본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BOE는 옳은 일을 했다”면서도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것과 재정을 확대하려는 사이의 근본적인 모순을 해결한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는데요. 오늘의 상황이 좋긴 한데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것이죠.

28일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변동 현황. BOE 개입 후 금리가 급락했다. CNBC 화면캡처


실제 영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9%입니다. 국채금리 상승속도가 너무 가팔라 금리 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연기금들이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를 받게 되자 BOE가 급하게 개입에 나섰습니다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인데요. QT를 앞두고 다시 양적완화(QE)로 돌아선 꼴입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재정 쪽에서 엇박자를 냈기 때문에 금융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나서야만 했던 것”이라며 “국채시장 개입은 단기로 할 수밖에 없으며 다음 단계는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대로 금리를 대폭 올리는 일이 남았다”고 전했는데요.

이날 하락한 2년 물 영국 국채금리가 4.23% 수준인데 정책금리(2.25%)를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2%p가량의 격차가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11월에 최소 1%p의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게 월가의 생각인데요.

실제 BOE가 정책금리를 올리는 것만큼은 피할 수 없습니다. BOE의 부인에도 긴급 금리인상 요구가 끊이지 않을 정도인데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따라 오르겠죠. 그동안 영국 국채금리가 단기간 내 너무 빨리 올랐던 것이 문제였고 이날 큰 폭으로 떨어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름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이는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 국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터 카르딜로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최고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단기적으로는 (10년 국채금리가) 단기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며 이(오늘) 수준에서부터 다시 오를 것 같다”며 “BOE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위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에리언 “QE에 더 오래 머물수록 이상한 금리·자산배분 왜곡에 출구 찾기 어려워져”…보스틱 “연말까지 1.25%p 11월에 0.75%p 원해”


다만, 문제가 있긴 합니다. BOE가 시장이 원하는 만큼 금리를 올리느냐는 점인데요. BOE는 앞서도 0.75%p를 하려다가 경기둔화 고민에 0.5%p만 했습니다. S&P 글로벌 레이팅은 “영국은 4분기에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인데 이는 2분기부터 시작한 것”이라며 이미 경기침체 과정이 시작됐다고 봤는데요. 여기에 BOE의 고민이 있겠죠.

만약 11월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인다면 시장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니스 드부쉬에르 22V 리서치 사장 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일부 사람들은 영국 국채매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므로 파운드화가 붕괴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아마도 BOE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에만 사실일 것”이라고 했는데요. 뒤집어 보면 공격적인 금리인상 없이는 추가 혼란이 가능하다는 얘기지요.

BOE의 국채매입이 예상대로 10월14일에 끝날지도 관건입니다. ING는 “극적인 정책 유턴”이라며 “채권매입은 처음에 제시한 2주보다 더 길게 지속해야만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BOE도 성명에 시장의 기능이 정상화했다고 판단하면 매끄럽고 질서있는 방식으로 중단하겠다는 표현을 넣어 놨습니다. 정상화가 돼야 매입을 중단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더 길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QE라는 ‘라 라 랜드(La La Land)’에 더 머무를수록 이상해서 놀라울 정도의 금리와 우스꽝스러운 개입, 자산배분의 왜곡 등으로 출구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는 10월14일을 어떤 식으로든 넘기더라도 11월23일이 남는데요. 이날 내놓기로 한 재원 조달 방안을 포함한 재정계획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28일(현지 시간) 오전 한때 BOE의 시장 개입에 연준도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11월 0.5%p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CME 페드워치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는 않은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쿼지 콰탱 영국 재무부 장관을 만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으로 8주 동안의 시간이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11월23일까지 못 기다리겠으니 중간중간에 진행과정을 발표해달라는 거죠.

영국 정부의 앞길이 험난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오늘의 시장 개입 이후에도 더 많은 지뢰가 남아있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도 마찬가지인데요.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영국의 대규모 감세가 구조적으로 재정적자와 차입비용을 높여 성장 전망을 낮추고 영구적으로 부채 지불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BOE의 개입이 주는 효과가 적지 않았나 봅니다. 이날 오전11시50분 현재 CME 페드워치상 11월 기준금리 0.5%p 인상 전망치가 47.5%까지 급등해 0.75%p(52.5%)와 엇비슷해졌는데요. 0.5%p가 하루 새 10%p가량 급등했습니다. BOE도 시장개입에 나서니 연준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또 생겼던 것이죠.

물론, 오후 들어 11월 0.5%p 확률이 41.6%로 낮아지긴 했는데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없는 것은 우리가 적당히 제한적인 영역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더 많이 생각하게 한다"며 “나에게 이것은 4.25~4.50%이며 연말까지 도달하기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영국과 우크라이나, 중국들이 모두 걱정”이라면서도 “11월 회의에서 0.75%p, 12월 회의 때 0.5%p를 올리는 것이 기본 전망”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글로벌 변동성이 금융시장의 긴축을 추가로 더할 수 있지만 더 굳건한 인플레의 지속 리스크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정말로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고 했죠. 그 또한 내년 3월까지 금리를 4.50~4.75%로 올린 뒤 한동안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요.

연은 총재들 말마따나 아직은 BOE 조치가 연준에 미칠 영향이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투자은행(IB) 파이퍼 샌들러의 로베르토 페를리 글로벌 정책 헤드는 “미 국채 시장에 유동성이 없어 보여도 시장은 좋지 않은 유동성으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미 국채시장은 그곳에 있지 않으며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연준은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죠.

“거시경제 환경 무서워 주식 낮은 비중 유지해야”…루벤스타인 “시장 바닥 기다리는 것은 실수 지금 사야”


그 결과 경기침체 가능성은 차곡차곡 높아지고 있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이날 CNBC에 “우리의 중심 가정은 2023년까지 경착륙을 한다는 것이며 내년에 우리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침체가 올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실수를 했으면 잘못했음을 시인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연준은 가만히 앉아서 120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다고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머스 전 장관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막고 억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훨씬 더 큰 위험을 뒤로 미룰 수 있다”면서도 “미국에 큰 문제는 급격한 금리 상승의 결과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할 수 없다”고 걱정했는데요.

월가에서는 이날 반등을 계기로 투자를 권하는 목소리가 꽤 나왔습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회장은 딜리버리 알파 투자자 서밋에서 “사람들은 지금 (시장에 들어가) 사는 것을 두려워 하면 안 된다”며 “투자세계에서 거대한 부는 종종 싼 것들을 사는 데서 얻어진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어 “시장의 바닥이나 최고점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며 “완전한 바닥까지 기다리는 것은 아마도 실수일 것”이라며 지금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죠.

메리 캘러한 에르도스 JP모건 자산&웰스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역시 주식과 채권, 외환, 부동산을 거론하며 현재 모든 곳에 투자 기회가 있다며 낙관론을 폈는데요. 그는 “지난 주 사람들은 영국에 아무 것도 투자하지 마라고 했는데 그때가 바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거기 가보자고 생각할 때”라고 빗대 말했습니다.

BOE의 시장 개입 이후 4%를 넘던 미 10년 물 국채금리가 28일(현지 시간) 급락하면서 증시가 상승했다. 모처럼의 증시 반등 이후 낙관적 견해들이 시장에서 나왔다. WSJ 화면캡처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27일 기준 최근 5일 동안 소매 투자자들이 애플과 테슬라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고 하는데요. 애플은 4억7755만 달러, 테슬라는 4억587만 달러어치에 달한다고 합니다.

방어적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걸 권하는 곳도 있긴 한데요. 앨리시아 레빈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주식 헤드는 “헬스케어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시장에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상황만으로 손바닥 뒤집듯 하기엔 리스크가 크죠. 폴라 볼렌트 록펠러대 부총장 겸 CIO는 우크라이나와 중국의 상황을 거론하며 “거시환경이 나에게는 매우 무섭다”며 “내 역대 경력상 현금비중이 가장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가브리엘라 산토스 JP모건 자산운용 전략가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낮은 주식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강달러 전망도 유효합니다. 나네트 헤클러-파이더베 크레디트스위스 인터내셔널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 각국들의 재정·통화정책이 그들의 자국 통화를 강화하지 않는 한 우리는 매우 강한 달러를 예상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일부에서 정책전환 기대가 약간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보수적으로 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시타델의 설립자 켄 그리핀은 “영국의 신뢰 상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걱정이다. 이것은 우리가 주요 선진국 시장이 신뢰를 잃는 것을 본 첫 사례”라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잘 고정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는 길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했는데요.

현재로서는 영국이나 유럽이 부러지거나 미국이 침체에 빠지는 정도가 돼야 연준을 움직일 수 있을 듯합니다. 연준의 세밀한 움직임을 잘 봐야겠지만 직전까지 파월 의장과 함께 일했던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의 “연준은 과잉긴축을 하려고 할 것”이라는 말, 흘려 들으면 안 되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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