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사서 모을 때입니다. 내년 1분기까지는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 사이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삼으면서 2분기에는 2500~2600선은 가리라 봅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주가지수와 가장 상관계수가 높은 일평균 수출 금액 외에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광의통화(M2) 유동성 등 모든 지표를 고려할 때 현재 지수는 20% 정도 과소평가된 상황”이라며 “지금은 주식시장을 떠날 때가 아니라 참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1년 9·11 테러 직전의 주가 폭락과 반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 등을 거쳐 현재 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시장의 위기와 거품 붕괴 및 회복을 정확히 전망해 ‘한국의 닥터둠(doom·예측을 잘 하는 비관론자)’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 10월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오갈 때 이미 “평생 못 본 폭락장이 올 것”이라며 거품 붕괴를 예고했고 올해 5월에도 “주가지수가 2200까지는 하락하며 6개월 안에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김 교수는 “지난해 4~5월에는 각종 지표들을 봤을 때 우리 주가가 40% 정도 과대평가돼 있었다”며 “당시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또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난해 6월에 꺾였고 내년 1분기쯤이면 저점이 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선행종합지수에서 추세 요인을 제거해 산출한다. 경기의 국면 및 전환점을 단기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코스피지수는 2100을 지킬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도 저평가 구간인 만큼 2100은 충분히 지킬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는 2500~2600선은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망 업종이나 특정 종목은 추천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리서치센터에 있지 않아 오를 업종이나 종목은 알지 못한다”며 “오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따라 사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경기 침체를 꼽았다. 김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2%로 낮췄지만 아마 마이너스성장할 것”이라며 “아직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 침체는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의 한계로 상당히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2008년과 2020년 위기를 겪으며 막대한 재정 정책을 이미 사용해 부채가 많고 통화정책 역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막상 금리를 내려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으리라고 봤다. 김 교수는 “주가지수가 상당히 오래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주가지수는 경기 침체 등을 선반영한 것”이라며 “현재보다 10~20%는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안 되며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닥터둠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비관론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표와 모형들이 말해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며 “데이터만 보고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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