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을 발표한 이후 USD코인(USDC) 시가총액이 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바이낸스USD(BUSD) 시총은 10%p 증가해 바이낸스의 독점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29일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USDC 시총은 488억 달러다. 바이낸스가 USDC의 BUSD 자동 전환 정책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 5일 기록한 520억 달러에 비해 6% 이상 감소한 규모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스테이블코인 △USDC △팍스달러(USDP) △트루USD(TUSD)의 기존 잔액과 신규 예금을 BUSD로 자동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BUSD는 바이낸스가 발행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이다. 전환은 세계표준시(UTC) 기준으로 29일 오전 3시에 진행된다.
바이낸스에 상장된 주요 암호화폐에 대한 USDC·USDP·TUSD 거래쌍 지원도 종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 스테이블코인이 바이낸스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바이낸스와 USDC 발행사 서클 양 측은 USDC의 바이낸스 상장폐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레미 앨리어 서클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변화로 오히려 바이낸스로 더 많은 USDC가 유입될 것 같다”며 “바이낸스 외에서의 BUSD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USDC가 중앙화 및 탈중앙화 거래소간 자금 이동에 선호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분석업체 난센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정책 발표 이후 바이낸스에서 유출되는 USDC 수량은 93%p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바이낸스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260억 달러로 이 중 200억 달러는 BUSD이고 나머지는 USDC가 6억 8300만 달러, USDP가 4억 8300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BUSD 전환 발표 이후 스테이블코인 시장 2위 USDC의 시총이 하락한 반면 3위 BUSD 시총은 증가했다. 29일 BUSD 시총은 210억 달러다. 발표 이전 190억 달러 비해 10%p 오른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시장 독점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CNBC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특정 상품 판매를 거부할 수 있는 유리한 지위를 가지게 했다”며 “의도와 상관없이 이번 조치로 바이낸스의 안정적인 암호화폐 독점이 이뤄질 것이고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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