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안식처를 찾지 못했던 백남준의 대표작 ‘프랙탈 거북선’의 맞춤형 영구 전시장이자 중부지역 미술계의 주요 거점이 될 대전시립미술관의 ‘열린수장고’가 10월 4일 정식 개관한다.
‘열린수장고’는 대전미술관 입구 옆에 총 연면적 2654㎡으로 조성됐다. 미술관과 함께 조성된 둔산대공원의 조각공원을 보호할 수 있게 지하 1층으로 건립한 게 특징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열린수장고 2실에 자리 잡은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이다. 1993년 대전엑스포에 맞춰 제작됐으나 한동안 방치되다 2003년 이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이관됐다. ‘프랙탈 거북선’이 설치된 2층 로비 공간이 협소해 날개 일부가 잘린 채 전시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졌다. 대전시는 2017년 6월 ‘열린수장고’ 건립 계획을 확정했고 부지 선정과 공사가 진행됐다. 같은 기간 미술관 측은 작품 복원과 수집에 공을 들였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작품을 고려해 열린수장고 내 영구 전시공간을 확보했고 그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원형 복원을 이뤄냈다”면서 “특히 올해는 백남준 탄생 90년이자 대전엑스포 30년이 되는 해라 ‘프랙탈 거북선’의 원형 보존은 도시의 역사 복원으로서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위치한 백남준의 최대 규모 작품 ‘다다익선’이 4년 만에 재가동했고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 전시 출품작 ‘시스틴 채플’도 처음 국내에 선보이는 등 백남준에 관한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미술관은 개관전 ‘예술의 자리’를 통해 소장품 1357점 중 73점을 1차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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