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쇼크’에 관련 부품주들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애플은 1%대 하락에 그치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수요 둔화 파고에도 애플의 이익 방어력이 든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애플 수혜주들의 실적 모멘텀에 흔들림이 없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대표적인 애플 부품주로 꼽히는 LG이노텍(011070)은 전일보다 0.72% 하락한 27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22일 종가인 35만 5000원에서 5거래일 만에 22% 넘게 급락한 것이다. 전일 6% 급락한 비에이치(090460)도 0.92% 떨어진 2만 6900원을 기록했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14 시리즈의 증산 계획을 접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주가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판매량이 굳건하던 애플마저 경기 침체의 늪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번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번 쇼크의 발단이 된 애플은 지난밤 1.27% 하락에 그치며 149.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4%를 넘었던 낙폭은 지수 상승에 따라 줄어들었다. 생산 확대가 취소됐지만 여전히 아이폰14 수요가 탄탄하고 애플이 이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 덕분이다. 이날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기술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모델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 220달러를 유지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아이폰14 판매 우려가 과도하다”며 부품주들의 최근 조정은 바닥에서 낚을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일 시장의 3일 출하량을 가지고 아이폰14 시리즈의 실패를 논하기 어렵다”면서 “아이폰 고가 라인인 프로 시리즈의 경우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익 개선으로 애플과 부품사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의 경우 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폰14 증산이 이뤄지지 않았어도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며 “오히려 밸류에이션과 아이폰 출하 동향을 볼 때 과매도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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