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은 혁신의 아이콘 메리츠화재가 창립 100주년을 맞는 날이다. 조선화재해상보험으로 출발한 메리츠화재는 1950년 동양화재해상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1956년 보험 업계 최초이자 국내 60번째로 대한증권거래소에 상장(00060)했다. 1967년 한진그룹에 편입됐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 후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사명을 메리츠화재해상보험으로 변경했다. 메리츠(MERITZ)는 merit(혜택·장점)에 복수형 어미를 붙여 ‘더 우수하고 장점과 혜택이 많은 보험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혜택으로 보답하고자 하는 메리츠화재의 이념이 그대로 녹아 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취임하며 혁신의 시대에 돌입했다. 전사적으로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며 모든 조직을 성과형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아메바 경영은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도록 했다. 회사 전체의 손익계산서를 부문별로 잘게 쪼개 직원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아메바 경영은 임직원 개개인이 조직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적 마인드’를 갖도록 변화시켰다.
보험 업계의 획일화된 영업 조직 구조도 바꿨다. 2015년 3월 기존 ‘본부-지역단-점포’라는 3단계의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 및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영업점포를 모두 본사 직속으로 슬림화했다. 이를 통해 절감된 영업 관리 비용은 상품 경쟁력 및 설계사 지원 강화 목적으로 활용했다. 전국 221개 점포를 본사 직속의 102개 초대형 점포로 통합하며 ‘사업가형 점포장 제도’를 시행했다.
설계사도 임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처음 나온 곳이 메리츠화재다. 영업설계사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성별·나이·학력 등의 차별 없이 영업관리자인 본부장으로 승격해 산하 본부의 성과만큼 월 단위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지급한다. 본부장 중 6개월 이상 일정 기준 이상의 월 매출을 연속 달성하고 본부 분할 여부를 판단해 임원으로 승격시켜주는 영업 임원 제도도 도입했다. ‘탈권위주의’ ‘업무 효율성 및 자율성 극대화’ ‘일과 삶의 조화를 통한 행복 추구’ ‘철저한 성과 보상’ 등이 메리츠화재의 기업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경영 혁신과 기업 문화의 혁신은 메리츠화재가 매년 최대실적을 경신하게 하는 ‘퀀텀점프’의 발판이다. 2015년 말 1700억 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1년 말 6600억 원으로 6년 만에 4배가량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도 4640억 원을 달성하면서 올해도 무난하게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총자산과 매출액, 시가총액도 각각 14조 6000억 원, 5조 6000억 원, 1조 7000억 원에서 2021년 말 기준 27조 9000억 원, 10조 원, 4조 원으로 2배가량 성장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5년 말 11.9%에서 2021년 말 24.7%로 2배 이상 성장했다. 대부분의 경쟁사가 한자릿수 ROE를 기록하는 동시에 같은 기간 소폭 상승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메리츠화재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ROE를 기록하며 가장 수익성 높은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한마디로 제대로 수익을 내는 보험사이다.
메리츠화재의 주주환원 정책 또한 기존의 틀을 깼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주로 배당에만 치우쳐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해왔다면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은 2021년 5월 배당을 축소하고 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변경했다.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소각해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이면서 주당순이익(EPS)을 높여 주주가치를 끌어올렸다. 2021년에만 세 차례에 걸쳐 2800억 원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올해 2월에도 1000억 원을 추가 매입했다. 올 6월과 8월 각각 900억 원가량의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다. 결과는 시장의 신뢰로 돌아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정책 변경 전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35%였지만 정책 시행 후 2021년 말 주주환원율은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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