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융기관의 정기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최고 금리가 4%를 넘어선데 이어 신협 등 상호금융에서는 최고 5%에 달하는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주식·부동산 등 기존 자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예금의 금리 경쟁력도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4.25%(12개월 만기 기준)가 적용되고 있다. 이 예금상품의 금리는 추석 연휴 직후인 13일께만 해도 최고 3.81%였지만 최근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동반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최근 대표 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인상하면서 만기 12개월의 경우 적용금리가 연 4.15%까지 치솟았으며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최고 연 4.3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불과 2주 사이 0.8%포인트나 최고 금리가 올랐다.
이외에도 광주은행의 '스마트모아Dream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는 최고 4.11%,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3.91%로 4%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 중반대를 넘보고 있다. 고려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과 동원제일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은 최고 4.4%(12개월 만기 기준), 스마트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안국저축은행, HB저축은행 등의 정기예금 상품도 4.3%대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12개월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3.86%로 한 달 사이 0.3%포인트 상승했다.
상호금융권에서는 5%대 특판 예금도 등장하고 있다. 경남 통영의 굴수하식수협은 지난달 30일부터 12개월 만기 기준 연 5%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으며 경기도 양주 하나신협 본점에서는 연 4.6%(18개월 만기 기준)짜리 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금융기관 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중 자금의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으로의 이동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2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742조8000억원으로 지난 8월 말 729조8000억원보다 13조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은행 예·적금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으로 자금을 빼서 이동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입기간이 오래된 통장의 경우 최근의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으로 굳이 옮길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가입기간과 해지이자, 새로 가입할 경우 적용받는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년 전 연 2% 금리로 3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경우 해지하고 현재 4%대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금리 상품에 재가입하는 것보다는 기존 예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정기예금의 경우 2년을 유지했더라도 해지할 경우 해지이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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