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의 큰 손인 MG새마을금고가 글로벌 사모펀드에 대형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마을금고는 국내 운용사의 프로젝트 펀드에 꾸준히 출자하며 사모펀드들의 후원자 역할을 했는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돈 줄이 마르고 딜 종결을 확신하기 어렵자 글로벌 대형 펀드에 베팅해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최근 자금심사위원회를 열고 투자할 글로벌 사모펀드 선정과 출자 규모를 확정했다. 새마을금고는 3개의 글로벌 운용사를 선정해 약 1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출자 작업은 새마을금고의 기업금융1부와 2부가 각각 주도했다. 기업금융1부는 지난달 북미 지역, 기업금융 2부는 유럽 지역의 사모펀드를 실사하고 정성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위탁 운용사 선정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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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지역에서는 아폴로에셋매니지먼트(Apollo Asset Mgt)와 H.I.G 캐피탈(H.I.G Capital)이 선정됐다. 아폴로는 글로벌 4대 PEF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형 운용사다. 북미 지역에서 시가 총액 상위 그룹에 해당하는 대기업에 대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H.I.G는 중형 기업에 선순위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아폴로와 H.I.G에 5000만 달러(약 700억 원)와 3000만 달러(약 430억 원)를 각각 맡겼다.
유럽에서는 브릿지포인트(Bridgepoint)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브릿지포인트는 유럽 지역의 미들 마켓 규모의 기업을 바이아웃하는 투자 전략을 쓰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위탁하는 금액은 5000만 유로로 한화 약 700억 원 수준이다.
새마을금고는 국내 중견 사모펀드 딜을 적극 발굴해 프로젝트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기관투자가다. 최근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 여파로 대다수의 연기금·공제회와 금융회사 등 주요 국내 출자자(LP)가 프로젝트 펀드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새마을금고만은 지갑을 닫지 않아 왔다.
다만 새마을금고도 국내·외 금융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글로벌 사모펀드에 대한 출자가 투자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폴로를 비롯한 글로벌 사모펀드는 전체 펀드 규모가 국내 운용사와 비교를 불허할 만큼 큰 데다 금리 인상이나 물가 상승, 경기 침체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글로벌 우량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새마을금고는 연내 1~2곳의 글로벌 사모펀드를 추가로 선정해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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