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부품 부족으로 신차를 받으려면 1년 넘게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 된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일부 차종 출고기간이 최대 2년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신차 고객 상담을 위한 10월 기준 납기표를 딜러들에게 공지했다. 납기표에 따르면 출고 지연이 가장 심각한 차종은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T 모델로 지금 계약하면 실제로 받는데 3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옵션으로2열 컴포트 패키지, 파퓰러 패키지를 선택하거나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하면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진다. 디젤 3.0 모델도 16개월, 가솔린 3.5T 모델도 24개월을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납기 지연도 심각하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역시 고객 인도까지 24개월이 걸린다. 싼타페는 선루프와 3열 추가 옵션을 선택하면 대기 기간이 더 늘어난다. 지난달 말 출시한 첫 세단형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는 지금 계약하면 출고까지 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인기가 많은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감마T 엔진의 전자제어장치(ECU) 반도체가 부족해 고객 인도까지 18개월이 소요된다.
이같이 신차 출고 대기기간까지 길어지면서 중고차 몸값이 뛰고있다. 지난달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패밀리카로 인기가 높은 국산 SUV 모델의 경우 잔존가치가 평균 89% 수준을 형성했다. 해당 모델은 2020년식 무사고, 주행거리 4만㎞ 기준 현대 더 뉴 싼타페, 팰리세이드, 기아 카니발 4세대, 쏘렌토 4세대, 제네시스 GV80, 르노 더 뉴 QM6, 쌍용 뷰티풀 코란도, 쉐보레 트래버스 등 8개다.
한편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자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등 자체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자율주행차 칩 사업을 담당했던 박재홍 대표가 설립한 ‘보스반도체’, 지난해에는 NPU IP 스타트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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