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계열사 재편으로 승계 작업에 속도를 붙인 가운데 유통·호텔·리조트 부문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 가이즈(Five Guys Burgers and Fries)’의 한화 갤러리아를 통한 한국 상륙을 공식화했다.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김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승마사업을 총괄해왔으며 올 2월에는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함께 지내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김 상무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파이브 가이즈 관계자와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파이브 가이즈 드디어 한국 상륙’이라는 태그를 걸었다. 파이브 가이즈는 쉐이크쉑, 인앤아웃버거와 함께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히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해 ‘오바마 버거’로도 불린다. 김 상무는 구체적인 1호점 입점 장소와 오픈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갤러리아 측은 “장소는 검토중이며 내년 상반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고메이 494 한남을 유력한 1호점 후보지로 보고 있다. 고메이 494 한남은 유명 맛집을 비롯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이 입점한 곳으로 갤러리아가 최근 집중하는 신사업이다.
김 상무의 이번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한화그룹의 계열사 재편 및 지배구조 변화 이후 나온 첫 유통 부문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앞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편, 한화솔루션(009830)이 임시 이사회를 열어 리테일 관련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일부 첨단소재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작업으로 장남(김동관)은 에너지와 방산, 화학을 이끌고, 차남(김동원)은 금융을, 삼남(김동선)은 유통을 맡는 후계 구도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인적분할 후 갤러리아는 신사업 부서의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VIP를 겨냥한 고메494를 비롯한 프리미엄 리테일 콘텐츠에 더욱 힘을 준다는 계획이다. 그렇기에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으로 활동해 온 김 상무가 파이브 가이즈 입점 성사를 갤러리아의 공식 발표 전에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알린 것은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기존 주식을 약 9(존속 한화솔루션) 대 1(신설 한화갤러리아) 비율로 나누고 갤러리아를 내년 3월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