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신중절약 국내 도입의 문이 열렸지만 관계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9일 시민 단체와 업계 등에 다르면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의 허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프지미소는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의 임신중절약으로 현대약품이 국내 판권 계약을 맺어 지난해 7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낙태죄가 폐지돼 지난해 1월 1일부터 인공 임신중절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신청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아직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현대약품이 제출한 임상시험과 품질 등의 자료 중 보완이 필요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했고 이에 한때 심사가 중단됐다가 현재 다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 식약처장은 7일 국정감사에서 미프지미소 허가 상황에 대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규제 기관으로서 안전성, 유효성, 품질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며 업체에서 낸 보완 자료를 다시 심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임신 중절 관련 법 체계가 만들어진 다음 허가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시민 단체는 이에 반발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건강 사회를 위한 약사회’와 ‘성적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등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사람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고, 안전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국감에서 “제약사 입장, 여성 건강권 등을 고려해서 (임신중절약 문제가) 방치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며 “토론회도 하고 입증 자료도 검토하는 프로세스가 있었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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