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가 16만 5000여 명에 달하는 신라젠(215600)의 상장폐지 여부가 12일 결정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12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면 주식 거래는 다음 날 재개된다. 이 경우 약 2년 5개월 만의 거래 재개다. 위원회에서 상폐로 결정하면 정리매매 작업을 거친 뒤 시장에서 사라진다. 이때 기업이 거래소에 이의신청하거나 법원에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기업심사위원회는 2020년 11월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고 개선 기간이 끝난 뒤 올해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2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재차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신라젠은 거래소에 지난달 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했다.
신라젠은 신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등 거래 재개를 위한 조건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신라젠은 지난달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항암제의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해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났다. 또 올 3월 투명경영·기술위원회를 사내에 신설했고 6월 노바티스·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 경험을 가진 마승현 최고의학책임자(CMO)를 영입했다. 8월에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랩지노믹스 창립자인 김재경 씨를 신임 대표로, 장용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와 정병욱 서울시립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라젠은 올 2월 거래소로부터 6개월의 개선 기간 신약 개발 인력 강화(CMO 선임 등), 신규 파이프라인 신설, 최대주주와 관계없는 사외이사 구성 등의 과제를 거래소로부터 부여받았다고 알려졌다.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제 이행 등은 정량적인 요건에 불과하며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정성적인 심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코오롱티슈진(950160)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기업심사위원회는 이달 25일 내에 열릴 예정이다. 거래소는 횡령·배임 혐의 발생 등의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지난해 8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3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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