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강달러 효과로 미국인들의 유럽 원정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코로나19 봉쇄로 침체됐던 중국 내 매출도 회복세에 오르며 성장 모멘텀에 대한 기대를 더하는 모양새다.
1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LVMH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198억 유로(약 27조 5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 폭은 시장 전망치(13%)를 넘어섰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패션·피혁 제품 매출이 22% 늘어 시장 전망치(16%)를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미국의 매출 증가율이 11%로 과거보다 둔해졌지만 유럽은 36% 급증했다. 세계 최대 명품 소비시장인 중국 매출은 6% 늘어 코로나 봉쇄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LVMH는 여행 수요 회복과 달러 초강세가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객들이 달러 강세로 유럽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연초만 해도 1.1달러 위에 있던 1유로화 가치는 이후 빠르게 하락해 3분기에는 20년 만에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장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강달러로 명품 소비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주류 사업도 ‘깜짝’ 실적을 냈다. 샴페인·와인 사업은 가격 인상 효과에 더해 해외여행 증가로 호조를 띤 가운데 중국 락다운과 미국 공급망 차질 영향을 받았던 코냑 사업도 가격 인상으로 부진을 만회했다.
삼성증권은 “중국의 리오프닝과 유럽 관광객 증가의 수혜가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LVMH의 깜짝 실적은 앞으로 나올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에르메스와 케링(구찌)은 20일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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