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들이 자금 조달난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기업 여신 만기 연장에 최고경영자(CEO) 연대보증까지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12일 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C 캐피털사는 7일 공문을 통해 만기 도래 여신 기한 연장 조건으로 △기한 연장 시 모든 수수료 포함 금리 19.9%까지 △실질 경영자 연대보증 △관계사 연대보증 △채무 관련인 소유 부동산 및 진행 중 사업장 첨담보 취득 등을 추가했다. 이 캐피털사는 공문을 통해 “자금 조달 어려움이 매우 심각한 상황인 만큼 만기 도래 여신은 무조건 대출금을 상환해주고 부득이하게 대출금 상환이 불가해 기한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기한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캐피털사 관계자는 “처음 나간 공문에서 현재 일부 수정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캐피털사는 은행이나 저축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조달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금리 인상기에 자금 조달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캐피털 업계는 AA, AA-, A, A-, B 등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을 가진 업체가 많아 타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대부분의 캐피털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조달 금리를 감당할 만한 고수익 모델도 없다. 11일 기준 여전채 3년물(무보증/AA) 금리는 5.809%로 최근 6개월 사이 약 2.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캐피털사 가운데 고신용(AA급)인 현대캐피탈도 지난달 말 3년물 회사채 200억 원을 5.857%에 발행할 정도다. 신용도가 낮은 캐피털사의 자금 조달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11일 기준 AA- 등급 3년물은 5.994%, A+등급은 6.356%다. 이날 기준금리가 0.5%포인트나 오른 만큼 캐피털사가 발행하는 여전채는 곧 7%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여기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장에서 여전채는 단기물에만 일부 수요가 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캐피털사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건을 까다롭게 걸어 만기 연장을 할 수 있게 하는 캐피털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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