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키고 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이 최근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며 캐릭터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대신 편의점 업계 라이벌인 CU와 손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1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CU는 이날 편의점 대표 겨울 간식인 호빵의 계절을 맞아 벨리곰·케로로·이금기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이색 호빵들을 선보였다. 그 중 ‘꿀슈크림 호빵’과 ‘꿀크림치즈 호빵’은 벨리곰과 협업한 제품으로, 벨리곰의 폭신한 털을 연상케 하는 새하얀 찐빵 속에 사양 벌꿀과 슈크림·크림치즈를 가득 채워 달콤한 향과 맛을 강조했다.
벨리곰이 편의점 업계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에서 CU가 가장 점포 수가 많고 고객 접점이 넓어서 CU와의 협업을 택한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벨리곰이 유통 경쟁사와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벨리곰은 지난달 유통 경쟁 그룹인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더현대 서울 5층 플레이인더박스에 마련된 팝업 스토어에는 벨리곰 캐릭터가 설치됐고, 방문 고객들이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그동안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캐릭터인 만큼 롯데그룹 계열사와 주로 협업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젊은 층을 공략하고 캐릭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 협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더현대 서울은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핵심 점포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 오픈 후 1년간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에 달한다.
지난해 벨리곰은 삼양식품과 손잡고 ‘벨리곰볼’을 선보였고, 올해 4월에는 건강식품 브랜드 GRN과 함께 GRN 인기 제품인 분홍이·초롱이 패키지에 벨리곰 일러스트를 추가한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했다. 또 올해 6월에는 교보문고와 함께 클립보드, 스터디 플래너 등으로 구성된 벨리곰 굿즈를 제작했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해당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패션 브랜드와도 연계한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벨리곰 캐릭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CU는 벨리곰과 협업한 ‘꿀슈크림 호빵’과 ‘꿀크림치즈 호빵’ 외에 이색 호빵 7종을 포함한 12종의 호빵을 선보였다. 케로로감자 호빵·기로로고구마 호빵·타마마단호박 호빵 3종은 출시 한 달 만에 13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한 케로로빵의 라인업을 호빵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캐릭터 수집 트렌드에 맞춰 82종의 띠부씰을 랜덤으로 동봉했다. 차슈왕 호빵·굴소스왕 호빵은 최근 급증하는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홍콩관광청과 함께 글로벌 소스 브랜드인 이금기의 굴소스를 활용했다.
김소연 BGF리테일(282330) 스낵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이번 주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자 편의점에서 호빵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다양한 브랜드, 캐릭터들과 협업해 고객들의 눈과 입이 즐거운 이색 호빵으로 겨울 간식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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