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며 네옴시티 관련주도 주저앉았다.
17일 현대건설(000720)은 전일 대비 7.13% 내린 3만 515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다. 한미글로벌(053690)(-13.69%), 유신(054930)(-13.16%) 등도 줄줄이 하락세였다. 같은 네옴시티 관련주로 꼽히는 삼성물산은 장중 한때 10만 7500원까지 하락했다가 장 막판 상승에 성공해 전일 대비 0.45% 오른 11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하락에는 기존 10월 말~11월 초로 계획됐던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우디 측은 한국 외교부에 빈 살만 왕세자가 다음달 한국 방문이 어렵게 됐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측은 “방한이 확정돼 있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도 상호 경제,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릴 만큼 사우디의 실권을 쥐고 있는 인물로 올해 9월에는 사우디의 총리로 임명되기도 했다.
최근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초고층 빌딩,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신도시인 ‘네옴시티’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721조 원)에 달해 ‘제2의 중동 특수’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건설·삼성물산 등이 유럽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중에 있다. 올해 8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며 ‘네옴시티’ 사업도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무산 배경과 관련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고조된 사우디와 미국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의 석유 감산 합의 발표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외교 관계 재검토에 들어간 바 있다.
한편 연내 방한은 무산된 것으로 관측되나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짧게라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와의 정상회담과 각종 의제들은 앞으로도 잘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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