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워킹맘, 1인 가구, 어르신들 모두 열광하는 '이 서비스'는? [인더뷰]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 인터뷰

‘여성 생애주기’ 맞는 일자리 창출 원해

‘노쇼’는 남 얘기, ‘청결도 편차’는 해결中

홈클리닝, 크게 보면 20조 원 이상의 시장








“사실 청소연구소는 제가 쓰려고 만들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아들 세 명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고 20여 년간 직장 생활을 했던 바쁜 워킹맘이었거든요.”

회사에서 성과도 내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은 워킹맘의 고충. 홈클리닝 서비스 ‘청소연구소’는 연현주 대표가 워킹맘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했다. 집안일에서 자유롭기 위해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던 어느 날, 문득 연 대표의 머릿속에 ‘요즘은 앱으로 모든 걸 다 이용할 수 있는데 왜 청소는 그렇게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청소 전문가를 집으로 부를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해 전국의 워킹맘들이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길 바랐다.

호응은 워킹맘이 아닌 다른 데서 왔다.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집단이 홈클리닝 서비스에 열광했고, 청소연구소는 현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찾는 앱으로 거듭났다.

직접 사용하려고 만든 만큼 소비자 만족도의 바로미터인 재구매율 역시 높다. 연 대표는 최근 경기도 판교의 청소연구소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청소연구소 재구매율은 88%로, 이 가운데 정기 서비스 비율은 전체의 70%다. 서비스 출시 초기엔 워킹맘이 많이 쓸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부모님 등 다양한 분들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 중이다. 굉장히 뿌듯하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매니저 부족해 직접 청소도 다녔죠”


청소연구소의 사업 초기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 서비스를 제공할 청소 매니저의 수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각종 구인·구직 플랫폼에 구인 공고도 올리고 광고도 냈지만, 응답은 없었다. 해결사는 연 대표 자신이었다. 연 대표는 부족한 매니저 수를 채우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고객의 집에서 직접 청소에 나섰다. 궁지에 몰려 직접 청소를 할 수밖에 없었던 연 대표의 경험은 청소연구소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됐다. 짧지만 ‘청소 매니저’로서 느낀 어려움을 앱에 반영해 편의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쓰레기봉투 위치’다. 연 대표는 처음 고객 집에 방문했을 때 쓰레기봉투 위치를 몰라서 ‘4시간’이라는 서비스 시간 중 ‘30분’을 쓰레기봉투 찾는 데 허비했다.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얻은 연 대표는 앱에 ‘쓰레기봉투 위치’를 기재하게 해 원활한 홈클리닝 서비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앱을 개선했다.

두 번째 사례는 ‘매니저 평가 시스템’이다. 별점제로 운영되는 경쟁사와 달리 청소연구소는 ‘칭찬 배지’라는 평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것 역시 40평대 아파트를 청소하던 연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청소를 마치고 비처럼 내리는 땀과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귀가한 연 대표. 그런 그에게 ‘청소가 미흡했다’는 부정적인 리뷰가 날아왔다. 직접적인 피드백에 큰 충격을 받은 연 대표는 평가 제도를 개선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칭찬 배지’를 생각해냈다. “칭찬을 들었을 땐 에너지가 솟구쳤지만, 부정적인 평가를 들었을 땐 눈물이 났고 일할 의욕도 상실했다. 어떻게 보면 육체적으로 쉽지 않은 일인 만큼 매니저님들이 칭찬받으면서 일하면 힘이 날 뿐만 아니라 일의 능률도 증가할 것이라 생각해 칭찬 배지를 만들었다. 별점제는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불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칭찬배지와 의견 남기는 칸을 만들어 회사에서 확인하고 코칭하고 있다.”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와 청소연구소 초창기 멤버. 사진제공=청소연구소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든 청소연구소는 지금 8만 명의 청소 매니저와 함께한다. 청소 매니저는 현재까지 ‘100% 여성’이다. 서비스 초기,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성을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유일한 청소 매니저 자격조건에는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다는 연 대표의 소망이 반영됐다. 연 대표는 “자격 제한은 특별히 없고, 30~69세까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대부분 주부와 프리랜서다. 젊은 청년 시절엔 ‘풀타임 잡(full-time job)’ 또는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쓰는 게 괜찮았다면, 특히 4050 여성은 가족을 돌보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풀타임 일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매니저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파트타임 잡(part-time job)’이기 때문에 ‘생애주기에 맞는 일자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성에만 국한된 일자리는 아니다. 사무실 등 청소 영역 다변화를 통해 추후에는 매니저의 성별을 남성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우후죽순 홈클리닝 서비스…과연 그 성장세는?


홈클리닝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앱이라는 간편성, 코로나19 확산세와 최근 장마의 영향으로 가정 위생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몫 한다. 연 대표는 홈클리닝 시장을 1조 원 이상의 시장으로 전망했다. 그는 “통계청 자료와 여러 가지 미디어 자료를 고려했을 때 1조 원 정도의 시장이다. 그러나 내부 데이터로 봤을 땐 10조 원보다 훨씬 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객 가운데 유사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보다 처음 이용한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말 많은 신규 고객까지 추산하면 최대 20조 원 이상의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 형태 변화’도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반해 가구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3일 공개한 ‘2022년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1인 가구는 700만 명을 넘었다. 또한 통계청 장래가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30년에는 830만 가구, 2040년에는 91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 대표는 “고객은 가구 수에 따라 늘어나는 구조라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굉장한 호재”라며 “사회 흐름에 따라 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모든 이용자가 홈클리닝 서비스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매니저와 고객을 매칭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서비스 품질이 일정하지 않은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청소대행서비스 관련 소비자불만 건수는 3025건이다. 220건의 소비자피해 구제 신청 가운데 ‘서비스 품질 미흡’이 44.1%(97건)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이 3년간(2018~2022년) 청소대행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접 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58.8%(294명)로 가장 많았다. 즉, 소비자가 기대한 것과 다른 결과가 초래됐기에 불만으로 이어진 것이다.

청소연구소도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에 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연 대표는 가장 크게 대두되는 두 가지의 논의점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우선, 매니저에 따라 천차만별인 ‘청결도 문제’다. 매니저마다 청결에 대한 기준이 달라 홈클리닝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연 대표는 “타사 대비 강점인데, 청소연구소 내에서는 100% 신원 확인 및 교육을 완료한 매니저님만 활동하고 있다”며 “만일 부정적 피드백이 돌아온다면 재교육 또는 심화학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쇼(No-show) 문제’다. 고객과 약속했지만 방문하지 않는 일명 ‘노쇼’는 고객과의 신뢰 저하로 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에 치명타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홈클리닝 서비스 이용 후기를 검색하면 ‘노쇼 당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한편 연 대표는 “노쇼는 남의 이야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새벽 6시 반부터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노쇼를 관리한다. 매니저가 집에서부터 고객의 집까지 향하는 이동 경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약 방문하기로 한 매니저가 출발하지 않는다면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노쇼는 없다. 갑작스러운 사고 등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해 방문하지 못할 경우엔 고객들에게 미리 연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는 ‘청소 매니저 확보’다. 연 대표는 “앞으로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겠지만, 좋은 매니저를 전국적으로 많이 확보하는 게 지속적인 과제”라며 “매니저 확보를 위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너무 힘들게, 너무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지 않도록, 일한 만큼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