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이틀째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0.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14%, 1.12% 뛰었는데요. 장초반에는 2%대 오름세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하락하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흐름에 따라 상승세가 바뀌었습니다.
어닝은 괜찮았습니다. 골드만삭스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2% 넘게 올랐고, 세일즈 포스는 행동주의 투자자 스타보드 밸류의 지분 취득 소식에 4.31% 상승했는데요. 넷플릭스는 시장의 전망을 깨는 좋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장마감 직후 15% 넘게 폭등했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실적도 예상을 뛰어넘었는데요. 오늘은 어닝 상황과 함께 주요 경제지표, 영국 관련 내용,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인플레 뿌리 깊고 성장둔화에 자산가치 상승 쉽지 않아”…“美, 렌트비 등 상승률 내년 봄 7.5% 가능성”
먼저 월가의 이슈였던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의 말부터 보죠. 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출연해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조심해야(be cautious)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당신이 리스크에 기반한 사업을 하고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려는 생각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솔로몬 CEO는 또 “수평선에 더 많은 변동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것이 정말 어려운 상황이 확실히 온다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이 높다”며 “2023년으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신중해야 하며 이를 준비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더 뿌리깊게 자리잡고 성장이 느려지는 환경은 자산가치 측면에서 보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의 생각과 비슷합니다. 다이먼은 경제 허리케인을 걱정하면서 더 많은 레버리지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가 상업은행 CEO여서 보수적일 수 있다는 얘기들이 있었죠.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은행(IB) CEO 데이비드 솔로몬의 말을 보면 시장 전체에 위기감이 있다는 생각이 가능한데요.
실제 이날 나온 주택시장지수(HMI)가 좋지 않았습니다. 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0월 주택시장지수가 전월보다 8포인트 떨어진 38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달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1985년 이후 최장기 하락세이면서 코로나19 락다운(봉쇄) 시기를 제외하면 2012년 8월 이후 10여 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4월 77에서 딱 6개월 만에 반토막 나기도 했는데요. 확실히 금리상승에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30년 만기 모기지 대출금리는 현재 7.12% 수준인데요.
반면 산업생산은 예상을 웃돌았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4%(계절조정 기준) 증가했다고 했는데요. 이는 시장 전망치(0.1%)보다 높습니다. 7월(0.7%)였던 게 8월(-0.1%) 마이너스를 보였다가 이번에 다시 오른 건데요. 설비가동률(80.3%)도 전망치 80.0%보다 높았죠. 생각보다 아직은 경제가 견고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2.8%이지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지금은 노동시장 때문에 버티지만 결국 내년에는 경기침체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인데요. 켈시 베로 JP모건 자산운용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의 경제상황을 보면 금리인상과 양적긴축(QT)을 계속할 것이기에 하드랜딩(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금리역전 현상을 더 심화할 것이고 연말께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신규 임대의 렌트비는 떨어지고 있지만 기존 계약이 계속 올라 9월에 6.8%였던 거주비용 상승률이 내년 봄에는 7.5%까지 오른다고 봤는데요. 스티븐 스탠리 암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말에 근원 CPI가 전년 대비 4%로 떨어지면 운이 좋은 것일 것”이라며 “결국 연준은 노동시장을 충분히 둔화시킬 때까지 긴축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죠.
추가로 켈시 베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의 유동성(liquidity)을 △비용(cost) △접근성(access) 두 가지로 나눈 뒤, 지금은 비용은 올라가고 있지만 접근(거래)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점을 들어 금융안정 문제가 당장 있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미국 금융시장이 깨지는 상황은 아니고 높은 물가에 긴축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침체가 올 것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작지 않은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새벽에 4.03%까지 올랐다가 후퇴한 뒤, 다시 4.05%까지 치솟았죠. 이후에도 오르내림을 지속했습니다.
“BOE, QT 하루 미루고 장기채도 제외·회사채 금리 들썩에 불안 계속”…CS “RBC·모건스탠리 등과 증자참여 논의”
전세계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는 영국 국채도 계속 흔들리고 있는데요. 매입 지원 종료 이틀째인 이날 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4.097%까지 올랐죠. 30년 물은 한때 4.425%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사건(?)이 있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영란은행(BOE)가 이달 말로 예정된 QT 시점을 뒤로 미룰 것이라고 했는데, BOE가 “정확하지 않은(inaccurate) 내용”이라고 사실상 부인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채가 또 한번 흔들린 것인데요. 파운드화도 약세를 보였죠.
하지만 영국 시간으로 늦게, BOE에서 보도자료가 하나 나왔습니다. QT 시작을 10월31일에서 11월1일로 하루 미루고 장기 국채는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건데요. 당초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가 스스로 번복한 꼴입니다. 10월31일 재무부에서 중기재정 계획이 나오는 만큼 이것이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계산 아래 움직인 건데요. 감세안 발표 이후 시장을 뒤흔들었던 장기물의 경우 처음에는 대상에서 빼면서 안전장치를 하나 더 뒀죠. 오늘 상황 자체가 영국 금융시장 자체가 매우 혼란함을 보여줍니다.
BOE 대차대조표는 코로나19를 포함한 위기에 8000억 파운드가 늘었는데요. 분기에 100억 파운드씩 줄이는 거지만 시장의 불안감이 아직 있는 겁니다. 특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기준금리 상승은 영국 국채금리의 추가 급등을 의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채 매각도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데요. 제이미 셔를 씨티그룹 전략가는 “영국 정부의 U턴이 양적완화(QE)에서 QT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민간시장의 부담 증가라는 큰 그림을 바꾸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씨티에 따르면 내년 회계연도의 영국 국채발행 규모 전망치는 2630억 파운드인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당국자들은 감세정책의 유턴에도 국채발행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또 다른 매도(금리상승)를 촉발할까 두려워할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영국이 지금 침체에 빠져 있고 이것이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며 올 연말까지 두자릿수 물가가 이어지면서 내년 초 기준금리가 4.25%로 지금의 거의 두배가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실제 영국의 경우 이미 회사채가 타격을 입고 있지요. ‘국채금리 상승→회사채 금리 상승→기업경영 부담→경기 및 심리악화 ’의 악순환인데요. ICE BofA 스털링 코퍼레이트 인덱스에 따르면 파운드화로 발행한 고등급의 회사채 총수익(total return)이 올 들어 -25%라고 하는데요. 지수가 집계된 26년 간 가장 나쁜 수치라고 합니다. 같은 기간 달러화 채권은 -18%, 유로는 -15%라고 하죠.
업체별로는 2027년 만기가 되는 롤스로이스 홀딩스 채권금리가 10%로 지난 해 말(3.6%)의 두 배가 넘는데요. 에너지 기업 셸(Shell)의 2052년 만기 채권은 지난해 말 2.4%에서 6.2%로 껑충 뛰었습니다. 가레스 윌리엄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회사 신용 리서치 헤드는 “대부분의 영국 기업을은 2023년 이후까지 만기연장이 없기 때문에 (회사채 금리상승이) 긴박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국채금리 상승이 미치는 여파, 즉 연기금 마진콜에 이은 회사채 금리상승과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어려움(최소한 비용증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는데요. 침체가 오면 고객들에게 비용을 떠넘기는 일도 어려워집니다.
연장선에서 크레디트 스위스(CS)가 증자를 위해 RBC와 모건스탠리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20억 달러 정도의 외부자금 수혈을 추진하고 있다는 거죠. 이것이 잘 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를 하나 덜게 되지만 증자실패나, 사모펀드(PEF) 등으로 증자 대상이 내려가면 또 한번의 소용돌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증시 지속적 랠리 여건 마련 안 돼 3~6개월은 불리”…“투자자, 현금 비중 2001년 이후 최고”…“증시 며칠 더 버티면 당분간 상승”
마지막으로 변동성이 큰 증시를 살펴보죠.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디렉터는 “지난 주 목요일(13일)의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 견고한 랠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을 수 있다”며 “나는 이것이 약세장 속에서의 랠리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몇 주 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그는 이어 “이것이 시장이 중기(intermediate-term) 바닥일 수 있다”며 “상승세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다음 2거래일 동안 시들게 하면 안 된다. 만약 우리가 며칠을 더 이어갈 수 있다면 터닝포인트는 아니지만 중요한 지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틀 연속 증시가 뛰면서 긍정적 전망도 급격히 늘었는데요. 재니의 기술전략가 댄 완트로브스키는 “과매도 및 극도로 나쁜 투자심리와 결합한 최근의 상승세는 시장이 위로 더 올라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우리는 S&P500이 연말까지 4200 이상을 시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또 쉽게 3800~4000 범위로 돌아갈 수 있다고도 본다”고 전했습니다.
증시 상승과 관련해 월가에서는 3900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요. 1차적으로는 3800을 돌파해야 하지만 3900 위로 오르면 희망이 있다는 거죠. 이날 S&P가 3719.98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실적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이날 주요 기업들의 어닝이 좋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이익이 30억7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죠. 1년 전과 비교하면 43%나 급감한 것이지만 주당순이익은 8.25달러로 시장 예상치(7.75달러)를 깨면서 주가가 2.33% 올랐는데요.
넷플릭스는 주당 순이익 3.10달러로 예상치(2.13달러)를 웃돌았고, 109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봤던 글로벌 유료가입자가 2배가 넘은 241만 명이나 늘었습니다. 그동안의 흐름을 뒤집은 건데요. 4분기 가입자 전망치도 450만 명으로 잡았습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도 매출과 주당순익 모두 시장의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은 건데요.
다만, 다 좋았던 건 아닙니다. ‘마이 리틀 포니’나 ‘플레이 도’로 이름난 장난감 업체 하스브로는 주당순이익이 1.42달러로 월가 전망치(1.52달러)를 밑돌았는데요. 매출은 16억8000만 달러로 예상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5%나 쪼그라들었는데요. 크리스 콕스 CEO는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4분기는 할로윈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쇼핑 시즌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전체적인 소비를 갉아먹을지 봐야 할 부분인데요.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 같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7일부터 13일까지 글로벌 펀드 매니저 32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현금 보유비중이 6.3%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높다고 하는데요. 마이크 산톨리 CNBC 선임 시장 코멘테이터는 “프로들은 방어적으로 웅크리고 있고 위험자산에 투자를 덜 하며 현금을 늘리고 있고 거시경제 지표가 모두 클리어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봤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83%가 향후 1년 내 기업들의 글로벌 이익이 감소할 것이며 유럽의 국채시장이 시스템 리스크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요인이라고 답했다는데요. 중요한 시장의 바닥은 2023년 상반기에 나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즉, 내년 하반기에는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고통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UBS는 “증시 랠리에도 우리는 지속적인 상승을 위한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보며 향후 3~6개월 동안은 증시의 위험보상 수준이 좋지 않다고 본다”며 “주요 중앙은행들은 내년 1분기까지 긴축을 할 것이며 경제성장은 계속 둔화할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 역시 통화정책 긴축 시기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당분간 큰 지표는 없어 보이는데요. 오안다 유럽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에를람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피크인지 모른다"며 “이것들은 증시의 반등을 극도로 어렵게 할 잠재적인 역풍”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증시가 상승하는 와중에 미 국채금리도 같이 오르고 있는데요. 오펜하이머의 기술 전략가 아리 왈드는 새로운 황소장을 위해서는 10년 물 국채금리가 3.5%로 내려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 계획은 그대로지요. 큰 그림과 작은 그림, 단기 랠리와 중장기 리스크 가능성을 함께 보면서 대응해야 할 때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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