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장기 모사칩(Organ-on-a-chip)'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해 후보 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멥스젠의 인간장기 모사 칩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용태(사진) 멥스젠 대표는 19일 "인간의 장기를 본딴 임상용 모사칩은 임상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신약 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세계 최초로 양산화된 뇌혈관장벽(BBB) 모사칩인 'MEPS-BBB'는 어떤 후보물질이 알츠하이머에 효과적일지 검증하는 데 독보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아직 이를 통한 임상 성공 사례는 없지만 데이터가 쌓이면서 신뢰성을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로 근무하다 2019년 멥스젠을 창업했다. 카네기멜론대 유학 시절에 공학 기술을 활용한 세포 배양을 연구하며 약물전달 나노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세계 최초로 조립과 분리를 할 수 있는 인간장기 모사 칩이라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플라스틱 내 모사칩을 3차원 공간에 배열하면 세포 실험 과정보다 실제 체내 환경에 가깝게 세포 간 작용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장기 모사 칩 시장은 미국 에뮬레이트를 필두로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 3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4년까지 4.5배 커진 1억 34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간장기의 특성을 본딴 칩은 약물 스크리닝에 효과적이어서 임상 성공률을 대폭 높을 수 있다. 멥스젠은 MEPS-BBB를 비롯 혈관세포 ‘MEPS-VEB’, 신경혈관 ‘MEPS-NVU’, 혈관 종양 ‘MEPS-TME’ 등 다양한 모사칩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올 7월 104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멥스젠의 모사칩은 티움바이오(32155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노터스(278650)를 비롯해 국내·외 기업과 연구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김 대표는 "연구자라면 간단한 교육을 통해 2주면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개발 중인 모사칩 세포배양 자동화 시스템을 내년에 상용화하면 시험 목적에 맞는 모사칩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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