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카톡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카카오 대표가 전격 사퇴했다. 카카오 서비스는 사고 발생 닷새 만에 정상화됐지만 피해 보상과 사고 책임을 둘러싼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사옥(판교아지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소위(위원장)를 맡아 (카카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프라 예산과 인력 등 투자가 더 이뤄져야겠다는 반성을 했다”며 “앞으로 해당 영역 투자에 방점을 두고 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달 15일 SK C&C 데이터센터로 화재로 카카오톡 등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경영진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날 남궁 대표가 7개월 만에 사임함으로써 카카오는 일단 홍은택 현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대표의 사퇴 소식은 서비스 장애가 대부분 정상화된 직후에 나왔다.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카카오메일·다음메일·톡채널 등 주요 서비스들이 완전히 복구됐다. 사고가 난 데이터센터 서버 3만 2000대 중 3만 1000대의 복구가 완료됐고 전력은 모든 서버에 100% 공급됐다.
홍 대표는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이 안정되는 대로 서버 이중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2개월 안에 유사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용자 보상 계획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신고 채널을 개설해 피해 신고를 접수하겠다”며 “이용자·파트너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보상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자체 대응과 별개로 정부와 여당도 이날 오전 먹통 사태와 관련해 당정협의회를 열고 재발방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카카오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에 데이터이중화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연내 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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