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조(兆) 단위’ 대어인 바이오노트가 11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공모를 진행한다. 제이오와 윤성에프앤씨·밀리의서재 역시 올해 증시 폐장을 2개월여 앞두고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IPO 시장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이들 기대주조차 공모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전망도 제기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올해 상장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기업들은 총 16곳이 포진해 있다. 이들 기업은 일단 다음 달 말까지는 증시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장 예비 기업 중 몸값 기대치가 가장 높은 곳은 진단시약 개발 업체 바이오노트다. 바이오노트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 8712억~2조 2870억 원에 달한다. 현재 공모 일정을 구체화한 회사 중 기대 시총이 조 단위인 회사는 바이오노트가 유일하다. 바이오노트는 올해 코스피 입성에 도전하는 마지막 종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한때 업계에서 예상 몸값이 4조 원 수준까지 거론됐다”고 전했다.
바이오노트는 계열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에 인체용 코로나19 진단키트 반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2019년 40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6000억 원대로 불어났다. 최대주주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54.2%)이다. 다음 달 7~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던진 2차전지 소재·장비 업체들도 관심을 끌 만하다. 2차전지 도전재용 카본나노튜브(CNT) 개발 업체 제이오는 공모가 기준 시총으로 4999억~5999억 원을 제시했다. 제이오는 다음 달 4~7일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2차전지용 믹싱 장비 업체 윤성에프앤씨는 예상 시총을 4229억~4947억 원으로 책정했다. 윤성에프앤씨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 규모(759억 원)를 뛰어넘는 10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T(030200) 계열 전자책 서비스 업체 밀리의서재도 일찌감치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밀리의서재는 기대 시총이 1771억~2059억 원으로 크지는 않지만 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043610) 등 KT 계열사와 콘텐츠 부문 협업이 기대되는 데다 향후 KT그룹의 IPO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의 상장이 순항할지는 외부 변수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경기 침체 등 거시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개별 기업마다 리스크 한두 가지는 갖고 있어서다. 바이오노트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이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것이 가치 평가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