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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종금리 전망치 5% 돌파”…“10년 국채 4.23%에 시장혼란”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20일(현지 시간) 사임 의사를 밝히는 리즈 트러스 총리. AFP연합뉴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연 4.2%를 돌파하면서 하락했습니다. 장초반에는 1%대 상승세를 보여주기도 했던 시장이었는데요. 나스닥이 0.61%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80%, 0.30% 내렸습니다.

이날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요. 취임 44일 만의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시장은 일단 반겼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데요. 터키는 83%라는 살인적 물가에도 기준금리를 12%에서 10.5%로 낮췄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는 매파적 발언이 또 나왔습니다. 다시 한번 랠리를 기대하던 시장도 주저앉았는데요.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한 테슬라는 예상보다 낮은 매출에 6.65% 빠졌고 예상을 밑돈 실적을 내놓은 스냅은 장마감 후 20% 넘게 폭락했는데요. 오늘은 기준금리 인상 관련 내용과 영국 상황, 증시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하커, “美 인플레 진전 없어 금리 추가인상”…UBS “내년 6월께 QT 대폭 축소 또는 중단 가능”


먼저 이날 시장은 흔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부터 보죠. 그는 “우리는 한동안(for a while) 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야 할 것”이라며 “솔직히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작업의 진전이 부족하다는 데 실망스럽다. 나는 연말에 기준금리가 4%를 꽤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요.

한마디로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없다는 겁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2% 올라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는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CPI도 월가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물가가 다시 뛰는 모습만 본 건데요.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함의가 덜 하고, 10월 CPI는 다음 달 1일부터 2일까지 열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인 11월14일에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에 관해서는 연준의 생각의 바뀔 게 없습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계속 뜨겁게 나오면서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대치는 올라가기만 할 뿐”이라고 전했는데요.

이 같은 분위기에 미 국채금리도 상승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4.23%까지 급등했는데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기준금리 추가 인상→미 국채금리 상승’ 공식이 나타난 거죠. 영국 국채금리가 트러스 총리의 사임소식에 하락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 상승폭은 더 큰 셈입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하커 총재의 발언 이후 10년 물 국채금리가 새로운 최고치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날 나온 고용지표도 추가 긴축 쪽에 무게를 실었는데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4000건으로 전주(22만6000건)에 비해 되레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4주 이동평균은 21만1000건에서 21만2250건으로 다소 늘었지만 또다시 감소가 나타났다는 게 중요한데요.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그 파라넬로는 “연준이 보는 주요 데이터는 고용이며 고용이 유지되는 한 연준은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며 “10년 국채가격은 지금 자유낙하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줄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연준도 뒷받침할 수 없다”고 했죠.

CME 페드워치를 보면 이날 오후4시30분 현재 11월 0.75%p 확률이 95.1%입니다. 99.9%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12월 0.75%p 역시 75.0% 수준입니다. 내년 3월 금리가 최소 5% 이상일 가능성도 59.5%로 60% 가까이 되는데요. 하루 새 6.5%p 뛰었죠. 특히 이날 금리선물 시장에서 내년 3월과 5월 기준금리 관련 계약이 5%를 넘어 이뤄졌습니다. 이것이 국채시장을 뒤흔들었는데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시장이 보는 최종금리가 더 오를 것 같다는 뜻”이라고 강조했죠.

다만,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보다 일부 긴축 중단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나오는 것은 사실인데요. 하커 총재만 해도 “제한적인 영역에서 한동안 머무르겠지만 (그 전에) 내년 어느 시점에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중단 시점이 가까운 것은 아닌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 중단이나 인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에서 최종금리로 5% 이상을 반영하고 있고 11월과 12월도 각각 0.75%포인트(p)를 매기고 있고 물가가 계속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연준이 그렇게 안 할 이유가 없다. 당분간 통화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1분기까지는 금리인상이 지속할 것이라는 뜻이죠.

같은 맥락에서 연준이 양적긴축(QT)을 6월께 끝낼 수 있다는 주장도 다시 나옵니다. UBS는 8조9000억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 작업이 시장의 전망보다 1년가량 빠른 내년 6월께 실질적으로 하향 조정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물가 때문에 연준의 긴축은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금융안정 이슈가 생기면 금리인하보다는 QT를 축소하거나 일시 중단하는 걸 선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보다 QT를 먼저 조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연준, 12월 경제전망이 핵심”…“트러스 가도 고물가·불확실성 남는다”


금리는 결국 12월 FOMC 이후에 나오는 경제전망이 핵심일 것 같습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큰 만큼 이때 연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어떻게 바꾸느냐, 앞으로의 금리인상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를 어느 쪽으로 수정하느냐가 통화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겁니다.

이날 영국도 금리가 오락가락했는데요. 먼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이날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나는 전사지 나가는 사람(quitter)이 아니”라고 했던 것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총리직을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트러스가 이날 오전 당대표 선출을 좌지우지하는 보수당 의원모임의 대표인 그레이엄 브래디를 갑작스럽게 만났기 때문인데요. 고집을 부리면 더 있을 수 있었겠지만 당의 공개적이면서 전면적인 사퇴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힘은 없고 불명예스럽기만 하죠.

어쨌든 시장은 1차로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반겼습니다. 그의 감세안이 무력화됐더라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과 새로운 사람이 와서 시장의 요구와 입맛에 맞게 정책을 다시 펴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요. 이날 10년 만기 영국 국채는 트러스 총리의 사임 발표가 있던 오후1시33분쯤을 전후해 3.759%까지 하락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4%를 넘기기도 했었는데요.

30년 물도 4.3%에서 하루 만에 3.8% 안팎으로 떨어졌죠. 파운드화도 1.13달러까지 오르면서 강세를 보였는데요. 로버트 알스터 클로즈 브라더스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더 균형잡힌 예산과 함께 영국 정부의 정치적 안정을 생각하고 있다”며 “새 총리가 이 두 가지를 모두 해줄 것이라는 희망”이라고 해석했습니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10년 국채금리 추이


하지만 중요한 게 있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 말씀 드렸듯 트러스가 가더라도 인플레이션과 시장의 불확실성은 남는데요. 새 총리가 나올 24일까지는 리스크가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도 후보군 중의 하나로 여겨지는데요.

강세를 보이던 파운드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고 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다시 3.9%로 올라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총리 사임 발표 이후 하락했던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했는데요. 알레산드로 바리슨 HI 뉴먼 크레디트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러스가 떠나도 영국의 에너지 위기와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변하지 않는다”며 “좀 더 신뢰도 있는 정부가 영국의 위기를 줄일 수 있겠지만 에너지 그림을 바꿀 수는 없다. 영국 국채의 초기 랠리 뒤에 나는 누가 영국의 자산들을 살지를 궁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정적자 감소는 영국의 저성장을 의미한다”며 “나는 영국 국채(금리상승)와 신용, 영국 은행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만큼 시장의 신뢰가 한번 깨지면 더 많은 것을 내놓아야만 합니다. 그게 시장과 돈의 속성인데요. 벤 브로드벤트 BOE 부총재가 “시장의 기대만큼 기준금리가 안 오를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영국의 상황, 그리고 그 영향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제 뉴욕타임스(NYT)가 연준과 백악관 관리들이 영국의 사태가 미국에서도 터질 수 있을지 경제전문가들로부터 얘기를 듣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는데요. 핵심은 연준 인사들이 △마진콜을 초래한 영국의 연기금 같은 거래구조가 미국에 많은지 △일본의 국채매각이 미 국채금리에 영향을 줄지 △국채시장에 유동성 문제가 있는지 등입니다. 답은 즉각적인 문제는 없으나 시장이 깨지기 전에는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거였는데요.

추가로 정부 관료들은 미 국채시장의 거래가 어려워졌다는 데 주목했지만 문제가 터지면 연준이 개입해서 매입할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모두 알아둬야 할 내용인데요. 자연스럽게 QT 논의와도 이어집니다. 조셉 아베이트 바클레이스의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에서 유동성 문제가 걱정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정부가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죠.

“어닝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1차 25일, 또는 1~2달 랠리 가능” vs “연준 정책은 주식시장 떨어뜨리는 것”


이제 증시를 보겠습니다. 스타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은 이날 자신은 약세론에 서 있는데 이는 연준의 공식 정책이 증시를 하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공식 정책이 주가를 떨어뜨려 사람들이 덜 부유하게 한 뒤 이들이 물건을 덜 사서 가격인상을 막는 반면 재정정책은 아무 지원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증시는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오를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인혼은 인플레 상승과 관련해서는 주택 요인을 들었는데요. 그는 “주택은 공급이 광범위하게 부족한데 더 높은 금리로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기존 주택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1.5% 줄어든 417만 건(연환산 기준)이라고 했는데요. 이는 코로나19 초기 기간을 제외하면 2012년 9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23.8% 급감한 건데요. 가격도 내림세입니다. 지난달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8만4800달러로 8월(39만1700달러)보다 다소 떨어졌는데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7%에 육박하면서 금리부담이 커진 탓입니다.

어제와 오늘 증시 하락세에 랠리 지속을 위해서는 지수가 더 올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조나단 크린스키 BTIG 기술 전략가는 일단 S&P 3820을 중요하게 봅니다. 이날 장초반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시 물러서면서 S&P가 3665.78에 마감했는데요.

미국 개인투자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 내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약세심리도 지난 주 54.7%에서 이번 주 55.9%로 뛰었습니다. 역사적 평균은 30.5%인데요. 바클레이스의 베누 크리수나 미국 주식전략 헤드는 “투자자들이 아직 다 항복하지 않았다. 아직 바닥이 아니”라며 “옵션 데이터를 보면 투자자들이 리스크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약세성향이 상당히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몇 시간 만에 만료가 되는 옵션 베팅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것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날 거래된 가장 인기 있는 옵션 거래는 내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200달러에 팔 수 있는 풋 옵션이었다고 합니다. 테슬라는 207.28달러에 마감했는데요.

하지만 주가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인 어닝이 좋다는 반론이 나옵니다. 어닝 스카우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실적을 내놓은 S&P500 기업 가운데 75%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합니다. 최근 3년 평균 80%보다 약간 낮지만 괜찮은 수치죠. 실제 은행을 시작으로 넷플릭스처럼 월가의 전망을 깬 기업들이 많았는데요. 헤지펀드 매니저 댄 나일스는 “베어마켓 랠리는 대형 기술주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내놓는 25일까지는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랠리가 아마도 1~2달 갈 수 있다”고도 했죠. 그 이후론 다시 거시경제 요소들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할 수도 있겠는데요.

다만, 실적과 관련해서는 3분기가 아닌 앞으로의 전망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어닝 스카우트의 닉 라이치는 “현재 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전망치가 궁극적으로 증시를 진정한 약세장으로 밀어 넣을 정도로 부정적이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초기이고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했는데요.

증시에 핵심적인 국채금리의 경우 웰스 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4.2%대의 10년 물 국채금리는 과하고 이것이 4%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라이 윌리엄스 스파우팅 락 자산운용의 수석 전략가는 "주택과 자동차 판매 시장이 둔화하고 있어 이번 분기에 국채금리가 피크를 찍을 것”이며 이것이 증시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데요.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올인하고 있는데요. 또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침체에 따른 것이라면 증시에 유리한 게 아니죠. 당분간 국채금리 향방에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추가로 제가 미국 시간 21~26일 개인휴가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인 22일(토)부터 27일(목)까지 ‘3분 월스트리트’가 쉽니다. 유튜브 생방송을 병행한 지 3개월 되는 시점이고 체력도 많이 소진했습니다. 잘 충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28일(금)분부터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유튜브 채널 ‘어썸머니’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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