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젊어지고 있다. 소비 분위기를 주도하는 2030세대의 트렌드를 잡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이들과 ‘통하는’ 바이어들을 늘리고 있어서다. 특히 대형마트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백화점이나 편의점, 인터넷몰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렌드 민감도가 낮았던 주요 마트들이 젊은 고객 유인을 위해 2030 바이어들의 활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 바이어 중 2030의 비중은 80%에 달한다. 롯데마트는 2030 바이어 인원이 이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고, 홈플러스는 2년 전과 비교해 16% 많아졌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20대 바이어는 155%까지 확대됐다.
바이어의 저연령화는 성과로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의 고영수(39) 바이어는 지난 5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언더마이카와 협업한 팬츠를 한정 판매에 나섰다. 행사 당일 특정 플랫폼에서 한정 수량만 판매했음에도 완판을 이끌어 냈다. 고 바이어는 오는 31일 SSG랜더스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념 ‘바시티 자켓’을 250벌 한정 판매한다.
롯데마트에서도 2030 바이어의 활약이 돋보인다. 강산(32)·이의섭(27) 바이어는 지난 4월 롯데의 시그니처 와인 'LAN 멘시온'의 출시를 기념해 동묘 와인바와 손잡고 한 달 간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또 지난 7월에는 젊은 층에서 여름철 대표 핫플로 꼽히는 양양 서피비치에서 '블랙위너 수박'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홈플러스에서는 30대인 장주현 바이어가 최근 TV 예능 등에서 화제를 모았던 ‘얼그레이 하이볼’을 RTD(Ready to Drink) 상품으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7월 선보인 ‘얼그레이 하이볼’과 ‘레몬토닉 하이볼’은 불과 한 달 만에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그가 판매를 주도한 또 다른 상품인 ‘설빙 인절미막걸리’ 역시 지난 3월 론칭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과 매출 모두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각각 1위를 지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층의 주축으로 떠오른 2030세대 바이어들의 활약 덕분에 쇼핑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한 젊은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게 됐다”며 “고객들의 집객 효과는 물론 브랜드의 젊은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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