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 인도네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스타일의 카르텔(연합)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바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장관은 10월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니켈·코발트·망간 등 우리가 보유한 광물과 관련해 OPEC과 유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다른 주요 광물 생산국에 카르텔을 구성하자는 제안은 아직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4분의 1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FT는 카르텔이 쉽게 구성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인도네시아도 니켈 채굴을 중국·브라질 등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정부 뜻대로 채굴량을 늘리고 줄이기가 힘들다. 자국 내 니켈 생산도 자유롭게 조절하지 못하는 상황에 카르텔까지 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뜻이다. 반면 OPEC 내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기업이 원유 시추를 독점해 생산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니켈을 전기차 배터리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제련하는 기술도 아직 부족하다.
최근 광물 자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광물 부국을 중심으로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리튬 매장량이 많은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 이른바 ‘리튬 트라이앵글’ 국가들은 리튬 공급과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OPEC 스타일 기구 구성의 장점을 계속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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