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사고를 우려하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으나 경찰이 초동 대처에 미흡했다는 것이 1일 알려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경찰은 진상규명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건 4시간 전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경찰은 현장 출동 없이 자체종결했다”며 “이후 10건의 신고 전화가 들어왔고 비명 소리도 들렸지만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이제 사전에 경찰 병력을 배치 했느냐 안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찰이 시민들의 신고에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렇게 비통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이 신고를 접수한 뒤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정부 당국자들의 부적절한 말로 국민적 분노가 커지는 상황인데다 왜 그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아직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파헤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용산구청장은 어디에 있었는지 관할 소방서장은 어디에 있었는지 서울경찰청장은 물론 서울시장과 행정안정부 장관은 무엇을 했는지 다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 공개된 112 신고 녹취록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역시 녹취록을 보도한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모두 즉시 해임하고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며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적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는대로 전체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관련 부서들에게 현안 질의를 할 예정이다.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금희 국민의힘 대변인은 녹취록이 알려진 직후 논평을 내고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경찰은 지난 2015년 주최자가 없는 행사사고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용역 보고서도 검토했지만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 여당으로서 이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속히 사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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