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창업의 대표격인 온라인 쇼핑몰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면서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본격적인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소비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좀비 쇼핑몰'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 관련 통신판매업체를 새로 낸 곳은 총 7만 3100여 개다. 의류 온라인 쇼핑몰은 매년 5만 여 개씩 생겨나는 추세였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6만 5000여 개, 2020년 8만 3500여 개로 최근 2년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각종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온라인으로 몰리자 창업에 뛰어든 20~30대가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창업이 늘어난 만큼 폐업도 늘었다. 2019년 1만 1200여 개에 불과했던 의류 쇼핑몰 폐업 수는 지난해 2만 여 개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인허가 대비 폐업률은 2019년 17%에서 지난해 27%로 뛰었다. 의류 쇼핑몰 10개가 창업할 때 3개는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9월까지 폐업한 1만 4000여곳 중 65%(9170여 개)는 2020년 이후 창업한 곳으로 나타났다. 10개 중 6개 이상은 3년 내에 폐업한 것이다.
관련 업계는 온라인 소비가 꺾이며 매출 부진을 겪는 쇼핑몰이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온라인 패션 거래액은 12조 77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는데 그쳤다. 2020년 신장률이 9%였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둔화됐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각종 원부자재값이 오르면서 1인 쇼핑몰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기가 힘들어졌고 결국 경쟁력이 약해진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몰이 많아져 경쟁이 심화된 것도 폐업이 늘어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동안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던 쇼핑몰 '임블리'의 의류 사업 중단 결정이다. 인플루언서이자 임블리를 운영하는 임지현씨는 최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류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리블리' 등 화장품 사업은 지속 전개한다. 이밖에 1세대 온라인숍인 '힙팝퍼'도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했다.
쇼핑몰 급매도 쏟아지고 있다. 웹사이트거래소인 사이트프라이스에는 현재 1800여 개의 쇼핑몰이 매물로 나와있다. 회원 수 3만 명, 월매출 1억 2000만 원이라고 밝힌 의류 쇼핑몰 A의 경우 총 2억 원에 급매로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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