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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기의 스타트업, 손 놓은 벤처캐피털

시그널부 류석 기자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스타트업들의 구조조정, 사업 중단, 경영권 매각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새로 추진하려던 사업 계획은 접은 지 오래고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해 구조조정은 일상이 됐다. 젊은 창업자들은 금융권 대출을 알아보다 연이은 퇴짜에 사채 시장에까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요즘 말 그대로 ‘패닉’에 빠져 있다.

중견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도 반 토막을 넘어 2~3년 전 수준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제2의 벤처붐’을 타고 매년 나오던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탄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스타트업들은 성장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함께 성장해 온 벤처캐피털(VC)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적당한 투자 기업만 잡으면 가만히 있어도 쑥쑥 성장하며 투자금이 불었는데 어느새 투자 원금도 못 지킬 형편이 됐다.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국내 스타트업의 유니콘 ‘산파’ 역할을 하던 해외 큰손 투자가들은 발길을 끊었고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는 꿩 구워 먹은 소식이 됐다.



스타트업의 동반자를 자임하며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하자고 득의양양해 했던 VC들은 위기의 시대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 VC의 중견 심사역이 전한 실태는 안타까움을 넘어 허탈했다. “스타트업이 어려워지면 창업자 만나서 술 한잔 사주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회사의 생존 전략을 마련해주지는 못해도 신규 매출원 확보 정도는 돕는다는 말을 기대했는데 오산이었다.

VC들은 그간 투자 기업을 찾고 심사에만 집중했지 스타트업들의 위기 관리나 가치 증진을 위한 역량에는 무관심했다. 자금이나 인력이 모자랐겠지만 매년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 대형 VC조차 위기 대응 역량이 평범한 중소기업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반성할 대목이다. 매년 투자액과 펀드 규모를 키우는 데만 급급하고 스타트업에 필요한 투자 후 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관심은 없었던 셈이다.

진짜 실력자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일부 VC 기업이 최근 스타트업들의 사업 지원 조직을 신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와 사후 관리 역량을 두루 갖춘 VC의 재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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