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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기업 3년 유예를"…정부 'IRA 의견서' 전달

"미국서 일부 조립 때도 '북미산' 인정해달라"

세액공제 받는 상업용 전기차에 우버 등 렌터카 포함 제안도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일부 조립 공정을 미국에서 진행하면 북미산 전기자동차로 인정해 보조금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런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미국 내 투자가 예정된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 요건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했다. 또 IRA상 포괄적 혜택이 적용되는 상업용 전기차의 범위에 렌터카 등도 포함해줄 것을 제안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IRA 내 청정에너지 관련 세액공제에 대한 정부 의견서’를 미국 재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IRA에 따르면 ‘북미 내에서 최종 조립됐고’ ‘배터리 광물 중 일정 비율 이상이 미국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됐으며’ ‘배터리 부품 중에서도 일정 비율 이상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친환경차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IRA의 요건들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 친환경차 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한미 FTA,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통상 규범도 위반할 소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세액공제 관련 차별적 내용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조립 공정을 북미에서 진행해도 ‘최종 조립’으로 인정해달라고 제안했으며 한국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의 조립 역시 북미 조립과 동일하게 적용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산’ 규정에 FTA 국가 포함 시켜 달라” 요구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도 상업용 친환경차 범위에

정부는 특히 현대자동차처럼 미국 내 투자가 예정된 기업에는 세액공제 관련 요건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도 요청했다. 현대차 역시 이날 미 재무부에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내용과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며 “법안 발효 이전에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한 법인에서 제조한 전기차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 기간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에만 전기차 세액 공제를 지원하는 조항과 관련해서도 요건 완화를 요청했다. 인도네시아·인도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나라 역시 ‘FTA 체결국’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광물 조달 비율 역시 개별 광물 단위로 각각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광물 전체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부품 조달 비율에 대해서도 개별 부품의 단계별 부가가치가 아닌 부품 전체의 부가가치 기준으로 판단할 것과 부품 조달 비율 계산 시 광물 가치를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또 IRA상 포괄적 혜택이 적용되는 상업용 전기차의 범위 확대를 요청했다. IRA에 따르면 상업용 친환경차에는 북미 조립이나 배터리 요건 등에 상관없이 세액공제 혜택이 부여되는데 우버 등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량도 상업용 친환경차 범위에 포함해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이 밖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전기차 등을 생산하는 청정제조시설을 짓거나 배터리·태양광셀 등 첨단 제품을 생산·판매할 때 최대한의 세액공제가 확보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청정발전시설 투자·생산 과정에서 미국산을 사용하면 추가로 보너스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조항과 관련해서도 차별적 효과가 최소화되도록 운영해달라고 요구했다.

IRA 이행을 위한 하위 규정을 마련 중인 미 재무부는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IRA 내 청정에너지 인센티브 관련 6개 분야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 존 포데스타 백악관 국가기후보좌관과의 화상 면담에서 우리 정부의 의견서 내용을 설명하며 미 행정부가 향후 IRA를 이행하기 위한 하위 규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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