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 창구를 완전히 닫지 말라’며 우크라이나를 ‘조용히’ 설득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 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지원이 결과적으로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는 동맹국들의 불만을 의식했다는 것인데, 미국 역시 길어지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나 대화 옵션을 배제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소식통은 “미국 동맹국 일부가 (전쟁으로 인한) 식량과 연료 가격 급등으로 전쟁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억지로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보단 동맹의 지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WP에 전했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국 ‘핑계’를 댔지만, 미국 역시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로서는 중간선거(8일)를 앞두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 조사에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30%로 전쟁 발발 직후인 3월(6%)보다 5배나 늘었다. 공화당은 중간선거 승리 시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 지원은 더 이상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WP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속내가 얼마나 복잡해졌는지를 나타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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