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벤처캐피털(VC)의 관심이 뜨거웠는데 가장 많은 질문이 미국으로 플립(본사 이전)할 계획 있냐는 것이었어요."(이진경 웨인힐스브라이언트A.I 부사장)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메리어트에서 열린 'K-글로벌@ 실리콘밸리 2022'에서 국내 콘텐츠·플랫폼·인공지능(AI) 스타트업 30곳이 실리콘밸리 현지 기업과 VC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과기정통부와 KOTRA(대한무역투자공사)가 시리즈 A 이상의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미국 시장 진출 및 확대를 위한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30곳의 회사가 부스를 개설하고 구글, 애플, 엔비디아, 인텔 등 미국 현지기업 150개 회사에서 500여명의 참가자가 다녀갔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곳은 텍스트를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웨인힐스브라이언트A.I로, A4 용지 한 장의 글부터 300쪽짜리 백서까지 인공지능(AI)이 핵심 내용을 요약해 이를 바탕으로 영상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자랑한다. 1장 분량의 내용이 내레이션과 함께 2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자막 크기 설정, 내레이션 설정 등 몇 가지 선택 사항만 고르면 나머지는 AI의 몫이다. 리버우드캐피털 등 실리콘밸리 유명 VC 등이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이 부사장은 “구글 등 빅테크의 텍스트-동영상 변환 AI 기술보다 웨인힐스가 학습한 데이터가 많아서 쉽게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며 “학습자료부터 기업 보도자료, 소설까지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상에서 음주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 ‘짠’ 역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집중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기존 화상회의 네트워킹의 한계를 보완한 게 특징이다. 술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저마다의 술자리 배경, 노래방 등까지 술자리 콘텐츠로 활용한다. 본스치킨 북가주 법인과 미팅을 진행하고 나온 윤선주 짠 창업자는 “메타버스상에서의 음주가 이곳에서는 커피챗과 같은 네트워킹 문화로 인식됐다"며 “특히 규현 등 연예인을 비롯해 뇌과학자 장동선, 오은영 소아클리닉 원장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술자리를 갖는다는 것도 인상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짠은 이번 전시회에서 현지 주류 유통기업과의 만남이 성사돼 계약으로 이어졌다.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는 미국 진출을 확장하기 위해 국내 웹소설을 원문의 의도를 살려 여러 외국어로 번역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번역에 정통한 컬처플리퍼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수희 조아라 창업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서 30개 시리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수출 상담 기회로 빠르게 해외 시장 확대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진출 방식을 구상하게 된 기업도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다비다는 화상회의 서비스 줌과의 미팅을 통해 줌 서비스 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할 것을 권유받았다. 다비다 측은 “애초에는 줌을 경쟁사로만 여겼는데 줌의 이용자들로도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현지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수출상담회 이후 ‘당신의 메타버스’라는 주제로 ICT 혁신포럼이 개최됐다. 구글, 네이버Z, 엔비디아 등에서 각 기업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를 통해 메타버스의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실파 콜하트카르 엔비디아 AI 비즈니스 총괄은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삼차원(3D) 구현”이라며 엔비디아가 사옥 건설에 활용한 디지털 트윈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강희석 네이버Z 비즈니스 총괄은 “제페토를 통해 아바타의 개성을 비롯해 가상 스토리텔링, 몰입감있는 환경 구현 등 이용자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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