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FTX가 발행한 FTX 토큰(FTT)이 하루 새 20% 넘게 폭락했다.
8일 오후 4시 3분 코인마켓캡 기준 FTT는 전일 대비 22.41% 떨어진 17.0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2시 반 경 15달러 선까지 급락했던 FTT는 하락분을 소폭 회복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전날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를 모두 매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창펑 자오 CEO는 루나(LUNA)를 언급하며 위험 관리 차원에서 FTT를 매도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발생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연상케 하는 발언에 시장이 받은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일(현지시간) FTX와 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 알라메다 리서치가 FTT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코인데스크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알라메다는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가 설립한 트레이딩 회사이자 투자사다. 보도에 따르면 알라메다 전체 자산 146억 달러 중 36억 6000만 달러가 언제든 팔 수 있는 FTT로 구성돼 있다. FTX에 위기가 발생해 FTT 가격이 하락하면 그 여파가 알라메다까지 확산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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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커지면서 FTX 거래소에 보관돼 있던 자금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7일 트위터에 “FTX의 스테이블 코인 보유량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FTX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7일 오전 8시 17분 기준 5100만 달러로 불과 2주만에 93% 급감했다. FTX에 문제가 생겨 자금 출금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는 트위터를 통해 “경쟁업체가 헛소문을 내고 있다”면서 “FTX는 괜찮고, 자산도 괜찮다”고 전했지만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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