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금융사 글로벌담당 임원들에 중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리 강화를 직접 주문하고 나섰다. 올 들어 중국에 지점을 둔 4대 은행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니 더 고삐를 죄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금융지주·은행·증권·보험사 글로벌사업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변동성 확대기에는 특정국가의 위험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전이될 수 있어 지역별 익스포저 관리와 위기상황 분석을 통한 선제적 대비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국내외에서 작은 이벤트가 발생시에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 있는 민감한 시기이므로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발 빠른 대처,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사 간 긴밀한 협조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사가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현황에 대해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중요사안은 금융감독당국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해외점포의 경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만큼, 해외점포의 내부통제를 포함한 각종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도 했다.
앞서 금감원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중국법인의 연체 잔액은 약 30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46%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8월 말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연체율은 1.97%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매년 전년 말 대비 0.50%포인트, 0.57%포인트씩 높아졌다. 국내 은행 가운데 중국법인 규모가 가장 큰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3.01%에 달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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