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매출 감소로 성장 동력을 잃은 메타(옛 페이스북)가 직원 1만1000명 이상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빅테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축으로, 팬데믹 기간 인력을 늘린 기업들이 해고 수순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 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체 직원 8만 7000여 명 중 13%에 달하는 인원을 대상으로 해고 통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004년 페이스북 창사 이래 대규모 해고는 처음이다. 한시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채용 동결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했다. 이에 따라 채용 부서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인원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메타의 직원 수는 올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메타는 팬데믹 이후 경쟁적으로 직원을 영입, 2020년에는 고용증가율이 30.4%에 달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각각 22%, 20%를 기록했다.
이날 CNBC가 공개한 해고 통보 영상에 부은 눈으로 나타난 저커버그 CEO는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갔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건 오로지 나의 책임”이라며 “회사를 세운 지 18년 만에 가장 힘든 화상회의”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메타는 좀 더 날렵한 규모로 효율성을 달성하는 회사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 주가는 대규모 해고 계획에 5% 이상 상승 마감헀다.
이날 시애틀에 본사를 둔 온라인 주거용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도 주거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전체 직원의 13%에 달하는 인력을 해고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 전체 인력의 8%를 해고한 지 반 년도 안 돼 두 번째로 단행하는 대규모 감원이다. 집을 구매한 뒤 리모델링해 되파는 사업 부문인 ‘레드핀나우' 서비스는 비용 상승을 이유로 종료하기로 했다.
월가에서도 해고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이번 주 200명의 인력을 해고하기로 했으며, 시티 그룹은 투자 인력에 이어 트레이딩 인력 50여명을 대상으로 해고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