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선 ‘꼰대’ 상사가 짓누르고 아래에선 ‘요즘 애들’이 치고 올라온다. 1~3년 차 신입도, 10년 넘은 고참도 아닌 경력 4~7년 차의 ‘허리’를 많은 조직에선 ‘대리’라는 직급으로 부른다. 2022년, 대한민국의 수많은 ‘대리’들은 조직의 중간에서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는 ‘가엾은 존재’ 같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차별화된 직업관과 소비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마케팅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홍기획은 4~7년 차 대리 직급 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직급별 직업관과 소비생활 등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비교 분석한 ‘대한민국 대리님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대리가 다른 직급과는 차별화되는 직업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생활은 시장을 움직일 마케팅 타깃으로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직업관에서 ‘일 못하는 착한 상사’와 ‘성과 좋은 꼰대’ 중 후자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장 생활의 최종 승진 목표를 묻는 항목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답변(26%)도 적지 않았다.
대리 군은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서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충분한 소비력을 기반으로 재테크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리가 되고 최초 소비한 품목은 고가품으로 특히 명품 가방·지갑(37.5%)과 가전제품(34.5%)이 사원군 대비 높았다. 재테크의 경우 주식·펀드(48.5%)뿐 아니라 목돈을 모아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31.5%) 디지털 자산에도 거부감이 없어 가상화폐(34.5%)나 대체불가토큰(NFT·13.5%)에도 투자했다.
이들은 여가생활과 외모관리 등 자기 계발에도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군의 ‘인생 최다 소비’ 분야에는 △여행 △다이어트 식품·보조제 △도서·문화생활이 높았다.
대홍기획 전략솔루션 3팀 노윤주 팀장은 “뻔한 MZ 세대라고 구분 짓기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직업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대리들이 새로운 마케팅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HR(인력관리) 측면에서도 직급과 세대 간의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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