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쿠르상 수상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의 세 번째 소설이다. 프랑스 군대에 입대한 모로코 남성 아민과 프랑스 알자스 출신 여성 마틸드는 전쟁이라는 혼돈 속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프랑스와 모로코, 식민과 피식민이라는 서로 다른 배경을 극복하고 두 사람은 결혼한다. 모로코로 이주한 마틸드는 외국인·여성·아내 등 ‘타인의 뜻에 좌지우지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책은 저자 슬리마니와 무관하지 않다. 그의 할머니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나 모로코로 이주했고, 어머니는 모로코 최초의 여성 전문의였기에 가족사를 바탕으로 한 내용임을 눈치챌 수 있다. 소설은 주권 없는 식민지, 남성 중심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전한다. 먼 나라, 다른 시대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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