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출범한 벤투호가 마침내 월드컵을 향해 출항한다. 11일 아이슬란드와의 출정 경기를 통해 마지막으로 옥석을 가린 뒤 14일 결전의 땅 카타르로 출국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 아이슬란드와 월드컵 전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아이슬란드는 2016년 유럽선수권(유로 2016) 8강 진출팀이다. 응원단의 강렬한 ‘바이킹 천둥 박수’로 더 유명해졌다. 다만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자국 리그 위주의 선수 구성으로 한국을 찾았다. FIFA 랭킹 28위의 한국은 올 1월 터키에서 치른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5 대 1로 완승한 바 있다.
시원하게 이기고 떠나면 좋겠지만 승패를 떠나 전술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가는 게 실질적인 목표다. 이달 2일 입은 눈 주위 골절로 4일 수술을 받고 회복하고 있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안면 보호대 투혼’을 약속했지만 벤투호는 ‘손흥민 부재’도 훈련해야 한다. 회복 정도에 따라 출전 시간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최종 예선 중 손흥민이 빠진 시기에 눈도장을 받은 적 있는 조규성(전북)과 권창훈(김천 상무) 쪽에 시선이 쏠린다. 조규성은 올 시즌 K리그 득점왕(17골)이고 권창훈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낙마한 아픈 경험이 있다. 권창훈은 프랑스와 독일 무대를 경험하고 지난해 국내로 복귀했다. 최근 폼이 좋은 나상호(서울)나 오현규(수원) 카드도 있다.
카타르행 비행기에 탈 수 있는 최종 엔트리는 26명. 이미 좌석을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유럽파 주축을 제외해 놓고 보면 이번에 소집된 27명 중 8~9명은 탈락해야 한다. 경쟁률이 높은 공격 2선과 약점인 오른쪽 풀백, 그리고 수비 핵인 김민재(나폴리)와 짝을 이룰 센터백 자리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른쪽 풀백은 김태환(울산), 김문환(전북), 윤종규(서울)의 다툼이고 센터백은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의 우위 속에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박지수(김천 상무)가 도전하는 구도다. 벤투 감독은 12일 발표하는 26명으로 H조 상대인 우루과이(24일), 가나(28일), 포르투갈(12월 3일)과 맞닥뜨린다.
한편 벤투 감독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당연히 최종 엔트리에 선발할 것이다. 매일 잘 체크해가면서 (출전과 관련해)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명단 발표 전에 선수 선발 여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손흥민은 개인 세 번째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9일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 2년 여의 시간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안면 보호)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쓰면서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선언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은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전 자신의 마지막 경기인 10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1 대 0 마요르카 승)에서 선발로 72분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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