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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때보다 어렵다…내년 세계 성장률 2.4%"

KIEP, 전망치 1.2%P 하향

미·중·유럽 등 줄줄이 내려

"가전·반도체·車 수출 악영향"

서울 중구 명동의 빈 상점가의 모습. 연합뉴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4%로 내렸다. 고강도 긴축 영향이 본격화하고 전쟁 장기화로 공급 차질이 이어지며 실물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세계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한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KIEP은 10일 펴낸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올 5월 제시)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KEIP는 “주요 국가가 금리를 빠르게 올리며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KEIP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속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너무 빠르고 강도가 높다”며 “여기에 공급망 차질 및 지정학적 위기 등 공급 불확실성도 겹쳐 실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각국이) 경기 침체를 막으려면 재정을 풀어야 하고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줄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0.6%로, 중국은 5.3%에서 4.8%로 수정됐다. 유럽은 2.4%에서 0.0%로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김흥종 KIEP 원장은 “우리 수출의 약 24%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부진은 가전·반도체·자동차 등 최종재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평균 91.62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생산 타격에 곡물 가격까지 더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길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상반기까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 강달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김 원장은 “(세계경제는) 매일매일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코로나19·전쟁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 한국 경제도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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