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9일(현지 시간) FTX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FTX는 자금 인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글로벌 1·3위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사태의 중심에 서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직간접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코인 지옥’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투자심리를 대변하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9.31% 떨어진 1만 6686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만 5683만 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도 한때 24시간 전 대비 15% 가까이 급락했다.
전날에 이어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크게 하락한 것은 세계 3위 암호화폐거래소 FTX발 유동성 위기가 해소될 가능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FTX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FTX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던 바이낸스는 이날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인수가 무산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다.
올해 5월 ‘루나·테라 사태’에 이어 약 6개월 만에 또 한번 암호화폐 시장이 공포에 빠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기존에 FTX를 이용하던 국내 투자자의 자금 인출 자체가 불가능해진 데다 그간 FTX의 지원사격으로 몸집을 불렸던 암호화폐 ‘솔라나(SOL)’의 국내 투자 규모도 수천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FTX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번 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유사하다”며 “당시 사람들이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을 한 것처럼 FTX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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