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에서 월 300만원을 넘어서는 월세 거래가 2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전세자금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임차인들이 늘고, 여기에 집값 하락으로 시세차익보다 당장 받을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들도 증가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3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에서 월세를 낀 주택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거래금액이 300만원을 초과하는 거래 건수는 총 2432건(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거래가 2020년 같은 기간 781건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월세 거래건수는 저가보다 고가 월세에서 더욱 가파르게 늘어났다. 2020년 3만2178건에 그쳤던 100만원 이하 월세는 2021년 4만926건, 올해 4만6853건으로 2년 만에 45.6% 늘었고 100만원 초과~200만원 거래도 2020년 8499건에서 지난해 1만1112건, 올해 1만4632건으로 2년간 72.16% 늘었다. 반면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 월세는 2020년 1523건에서 지난해 2814건, 올해 3624건으로 지난 2년 간 137.95%나 증가했다.
과거 강남3구 등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고가 월세는 올 들어 ‘비강남’ 지역에서도 등장했다. 특히 국민평형인 84㎡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광진구에서는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 전용 84㎡가 올 6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30만원에 거래됐으며, 동작구에서는 지난달 롯데캐슬에듀포레 전용 84㎡가 보증금 1억원 월세 36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마포구에서는 마포한강푸르지오와 마포한강2차푸르지오, 공덕파크자이,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3~84㎡가 360만~380만원에 월세 거래가 체결됐고, 서대문구에서는 충정로SK뷰와 DMC파크뷰자이 1단지, 힐스테이트신촌 전용 84㎡등이 월세 300만원에 계약됐다. 강남3구 등에서는 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월세 오름폭이 더욱 커지면서, 올 7월에는 송파구의 리센츠 전용 124㎡가 보증금 2억5000만원 월세 54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간 월세 금액이 400만원대를 기록한 적은 있었으나 50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고가 월세 급증의 원인으로는 금리 인상이 지목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끼는 임차인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자 시세차익을 통해 자본수익률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뒀던 임대인들도 월세를 올려 소득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목표를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값 하락으로 인해 임대인이 취하는 자본수익률이 낮아지다 보니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로 공급하던 것들을 월세로 돌려 소득수익률을 확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임차인들 입장에서도 금리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더 저렴해지면서 월세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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