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린이와 청소년 4명 중 3명이 연간 최소 한 번 이상 사이버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중일 동북아 3국 중에서 한국이 현실세계와 달리 온라인 안전 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현 DQ연구소 대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사이버 보안 포럼’에서 올 9월까지 지난 1년 간 8~18세 사이의 세계 어린이·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사이버 위험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 역량 제고와 온라인 안전의 세계 표준을 선도하는 DQ연구소가 100개국 33만 명의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본인들과 가족, 학교, ICT 기업, 정부의 소프트·하드 인프라 등 6개 분야에 걸쳐 어린이·청소년 온라인 안전 지수(COSI)를 조사한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DQ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100개국의 어린이·청소년 중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온라인 괴롭힘)의 영향을 받는 비율이 무려 50%에 달했다. 사이버 위협에 노출된 경우도 40%로 조사됐다. 폭력적이고 성적 표현에 노출되는 경우도 25%나 됐다. 게임 중독이나 SNS 중독에 걸릴 위험도 각각 16%와 8%에 달했다.
특히 청소년(13~18세) 중에서는 무려 40%가 원치 않는 온라인상 성적 접촉에 노출됐다. 어린이(8~12세)의 13%도 낯선 사람과의 오프라인 만남을 제안받거나 성접촉 위험 등에 무방비로 내던져졌다.
이와 함께 이번 DQ연구소 조사에서 특이한 것은 올해 코로나 팬데믹 봉쇄가 해제되는 추세에 맞춰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이버 위험 노출이 오히려 그 전보다 5~15%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2020~2021)에는 사이버 안전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며 2017~2019년에 비해 사이버 위험 노출 비율이 2~10% 감소했었다. 물론 이 기간에도 어린이·청소년의 스크린 시청과 소셜 미디어 접속률은 10~15% 증가했으나 사이버 위험 노출율은 다소 줄었던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라별 온라인 안전지수를 보면 영국(81.3점)이 1위를 차지했고 일본(80.4점)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인도(79.9점), 호주(73.5점), 중국(72.1점), 이탈리아(71.5점), 싱가포르(70.8점), 독일(70.2점), 한국(69.6점), 미국(67.6점) 순이었다.
박유현 DQ연구소 대표는 “어린이 온라인 안전지수(COSI) 발표는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메타버스의 등장 등 온라인 세상이 더 진화하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와 게임 기업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 비정부기구가 어느때보다 사이버 세상의 안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