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방문 고객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월간활성이용자(MAU) 목표치를 강조할 정도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현재 우리 국민 5명 중 3명이 한 달에 한 번은 4대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을 방문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MAU는 모두 3123만 명에 달한다. 인터넷은행 등에 뺏겼던 디지털 고객들을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으로 다시 흡수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스타뱅킹’ MAU가 약 10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의 ‘쏠’은 865만 명, 하나은행의 ‘하나원큐’는 539만 명(모바일인덱스 추정치 기준)이다. 지난해 말 564만 명이던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은 10개월 만에 719만 명으로 155만 명 늘었다.
MAU 확대는 카카오뱅크나 토스 등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주요 경영 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 활성화 차원에서 시중은행들이 금융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자 은행들은 앱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CEO들이 MAU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3월 취임사에서 “한발 먼저 나아가기 위해 모든 역량과 자원을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집중하겠다”면서 MAU 1000만 명 달성 목표를 밝혔다.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첫 출근길에서 MAU 2000만 명 달성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취임사를 통해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을 향한 확고한 목표를 가슴 깊이 새기고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난관을 돌파해 나간다면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도 확실히 승기를 잡고 ‘금융 시가총액 1위’로 반드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AU 확대 전쟁에 나선 은행들은 자사 앱을 개편하는 등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매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주재로 각 유관 부서장들이 참여하는 ‘MAU 1000만 달성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면서 비대면 고객 상담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우리원뱅킹 사용자환경(UI·UX) 등을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앱인 쏠을 업그레이드한 ‘뉴 쏠’을 지난달 선보였다. 기존 쏠보다 처리 속도를 최대 4배 빠르게 하고 고객이 직접 화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민은행 역시 은행·증권·보험·카드·페이 등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KB뉴스타뱅킹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홈화면을 바꾸고 에니메이션을 활용한 상품가입 절차 방식을 적용하는 등 전연령층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금산분리 규제 완화 영향으로 기존 금융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비금융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면서 자사 앱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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